국제

“XRP 하루 새 45% 폭락”…미중 무역충돌에 암호화폐 시장 요동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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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10일, 미국(USA)과 중국(China) 간 무역 긴장이 급격히 재점화되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대규모 변동에 휩쓸렸다. 타임스 타블로이드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수입품 100% 관세 부과 방침은 금융시장은 물론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에 급격한 매도세를 촉발했다. XRP(엑스알피)는 이날 단일 거래일 기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XRP 블랙스완’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관세 예고였다. 현지시각 10월 10일 오후, XRP는 기존 2.80달러 박스권에서 순식간에 1.53달러까지 주저앉았고, 저점에서 1.27달러가 한꺼번에 빠졌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2.35달러까지 소폭 회복했으나, 일간으로는 마이너스 폭을 줄이지 못했다. 코인글래스의 통계에 따르면 단 12시간 만에 190억 달러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고, XRP 트레이더들은 하루 동안 총 7억700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롱 포지션 손실이 6억1,546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숏 포지션 손실은 9,196만 달러 수준이었다.

리플 XRP ‘블랙스완’ 급락…레버리지 취약성 노출
리플 XRP ‘블랙스완’ 급락…레버리지 취약성 노출

배경을 들여다보면, 이번 급락은 정책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축과 파생상품 시장의 연쇄 청산이 겹치며 일어난 전형적 충격 국면이었다. 관세 100% 조치는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를 예고했고, 실물·금융시장 전체에 위험 프리미엄이 급등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증거금 비율 약화, 미결제약정 급감 등 레버리지 기반 구조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과 투자자들에게도 즉각적인 충격을 전했다. 레버리지 강제청산은 가격 급변폭을 키우며 시장 유동성을 갉아먹고, 중단기적으로는 브로커·거래소의 신용공여 축소와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생시장 고위험 구조에 내재된 취약성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주요 외신들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집중 조명했다.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정책 변동성이 금융시장 전반에 전이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워싱턴포스트는 “XRP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세션급 청산”으로 규정했다. 현지 투자자 커뮤니티에선 ‘XRP 블랙스완’이란 표현이 널리 회자되며 돌발적·구조적 위험성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강세론자들은 저점에서의 단기 반등이 향후 체질 개선과 추세 복원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정책 불확실성과 연쇄 청산 후유증, 미중 통상 변수의 추가 헤드라인이 시장 변동성을 장기간 높일 것으로 우려한다. 규제 당국에서는 파생상품 마진·레버리지 한도 등 리스크 완화 정책 검토가 강화될 조짐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투자심리의 급변이 가격을 압도한 대표 사례이자 시장 구조의 내재적 불안이 현실화된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정책뉴스 민감도가 높아진 현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변동성 확대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향후 암호화폐 시장의 리스크 관리와 정책 대응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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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트럼프#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