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 비친 빛과 선율”…왜관 성베네딕도 수도원 홀리 페스티벌에서 만나는 신성한 휴식
빛을 머금은 수도원이 색다른 감동의 무대로 변신했다. 예전엔 조용한 기도와 묵상의 상징이던 공간이, 이제는 온 가족이 예술과 치유를 경험하는 축제의 장으로 다가온다. 사소하지만, 축제장이 품은 느린 평화와 깊은 울림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멈추게 한다.
요즘은 도심을 떠나 특별한 사색과 휴식을 찾아가는 이들이 많다. 특히 SNS에선 선연하게 드리운 스테인글라스 빛, 수도원 테라스 음악회 인증샷이 여행 버킷리스트처럼 공유되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나 진짜 고요를 느끼고 싶었다”는 방문객들. 수도사와 대화하는 ‘Brother Healing Tour’, RPG 게임처럼 미션을 완수하는 ‘피정의 집의 비밀’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열띤 호응을 얻는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경북지역에서 종교·문화유산 연계 여행지를 찾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 특히 가족 단위, 친구와 함께 하는 그룹 여행객들이 워킹홀리데이 체험 프로그램, 미사 참여, 나만의 사진첩 만들기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추억을 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신성한 안식과 문화 체험의 결합’이라 부른다. 문화기획자 김성아 씨는 “수도원 축제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일상과는 다른 마음의 여백을 선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표현한다. 경북 곳곳의 맛집 할인, 대경선 연계 이벤트 등이 소도시 관광을 보다 다채롭게 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종교 신자 아니어도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곳”, “아이들과 함께 예쁜 사진 남겼다”, “일상에 지쳐 있던 내게 큰 위로가 됐다”와 같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수도원의 웅장한 오르간 소리부터, 수도사 복식체험에 웃음짓는 가족까지 저마다의 감동을 안고 돌아간다.
사유와 위로가 필요할 때, 수도원의 깊은 벽과 창을 수놓는 축제의 빛과 소리,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경험은 우리 마음에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작고 조용한 휴식처이지만, 그 속에 담긴 위로와 울림은 오래도록 삶의 풍경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