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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측정기 실전 투입”…PGA 투어, 속도 혁신→경기 운영 변화 예고
스포츠

“거리 측정기 실전 투입”…PGA 투어, 속도 혁신→경기 운영 변화 예고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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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잔디 위에 퍼지는 정적을 깨운 것은 거리 측정기의 등장과 함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캐디와 선수가 숨을 고르는 찰나, 시간의 압박과 치밀한 계산이 맞물린 티박스에서 새로운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집중의 순간마다 반복됐던 ‘보측’ 풍경이 사라지면서 투어 현장은 한층 산뜻한 활력을 더해나갔다.

 

미국프로골프투어는 거리 측정기 시범 도입이 경기 시간 단축에 분명한 효과를 가져왔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4월 RBC 헤리티지, 5월 머틀비치 클래식을 비롯해 총 6개 대회에서 297명의 선수와 캐디가 활용한 거리 측정기는 두 번째 샷, 파 5홀 등 주요 지점마다 플레이 속도를 가시적으로 올리는 결과로 연결됐다.

“거리 측정기 효과 뚜렷”…PGA 투어, 시범 도입→경기 시간 단축 확인 / 연합뉴스
“거리 측정기 효과 뚜렷”…PGA 투어, 시범 도입→경기 시간 단축 확인 / 연합뉴스

특히 그린에서 40~60야드 떨어진 곳에서의 어프로치 상황이 대표적이었다. 기존에는 선수 본인이 직접 걸어가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거리 측정기 사용 뒤에는 페어웨이에서 평균 4.9초, 러프에선 평균 5.1초씩 플레이 시간이 감소했다는 구체적 통계가 나왔다.

 

전반적인 경기 흐름, 각 라운드의 상세 시간 총계 산정엔 여전히 한계가 따르지만, PGA 투어는 여러 실험 결과를 종합해 실질적인 시간 단축 효과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거리 측정기 전면 허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타일러 데니스 수석 경기 운영책임자는 “설문과 데이터 모두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시즌 중 전면 도입 논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장의 실질적 요구와 과학적 수치가 엇갈림 없이 맞아떨어진 대목이다.

 

이미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는 2021년부터 거리 측정기 사용을 허용했고, KLPGA와 PGA 챔피언십, 콘페리 투어, 시니어 투어 등 주요 무대도 같은 정책을 적용 중이다. 다만 모든 대회에서 거리 측정기의 높낮이 보정 등 부가 기능은 제한되고 있으며, 오로지 거리 측정만 인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골프 대회 경기 운영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PGA 투어의 전향적 변화가 어떤 현장 변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PGA 투어는 후속 세부 정책과 구체적 도입 시기를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잔디 위를 걷는 선수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한 오후, 시간의 벽 너머로 새로운 골프의 풍경이 펼쳐진다. PGA 투어가 이 변화를 포착하며,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경기 운영의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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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tour#거리측정기#타일러데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