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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도 설렌다”…서울 실내 데이트 명소의 새로운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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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도 설렌다”…서울 실내 데이트 명소의 새로운 낭만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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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비 오는 주말이라고 해서 집에만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 예전엔 우울하고 답답함의 상징이던 빗속 외출이, 이제는 감성적 데이트의 일상으로 바뀌었다. 날씨가 주는 우울함 대신 실내의 넉넉한 온기와 센스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늘고 있다.

 

서울 신촌 ‘숲속 한방랜드’에선 전통 찜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꽃탕’을 찾는 커플들이 많다. 고온 찜질방에서 여유롭게 땀을 뺀 뒤, 구운 고구마와 삼겹살을 곁들인 식사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눈에 띈다. 양말을 꼭 챙겨야 하는 소소한 팁도 연인들 사이에서 공유된다.

출처=숲속 한방랜드
출처=숲속 한방랜드

양평의 ‘카페 더그림’은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 넓은 잔디 정원, 따뜻한 커피가 어우러진 곳으로, SNS에선 “빗소리가 음악이 된다”는 체험담도 자주 보인다. 여유로운 테이블, 감성적인 조명, 창문 너머로 흐르는 초록빛 풍경이 비 오는 날 데이트의 감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보인다. 서울식물원은 여의도 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실내 규모와 다양한 식물 전시 덕분에, 주말이면 실내 포토 스팟으로 북적인다. 일상에 쉼표를 찍고 싶은 커플들이 자연의 온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한다.

 

이색 체험을 찾는 연인들은 코엑스 아쿠아리움으로 향한다. 계단식 수조와 이국적인 해양 생물들이 신기함을 더한다. 청담동 ‘청담나인 재즈바’에선 비 오는 저녁 라이브 재즈를 들으며 조용하게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빛의 시어터 같은 미디어 아트 전시장은 감상과 몰입, 대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 방문에도 지루하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데이트 코스를 고민하는 누리꾼들은 “이렇게 다양한 실내 명소를 다 돌아보는 것도 작은 여행 같다”고 표현한다. “비와 함께, 주말이 더 특별해진다”고 고백한 어느 연인의 말처럼, 서울의 실내 데이트는 날씨를 기회로 삼아 추억을 더해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비 내리는 서울 한복판에서, 나만의 감성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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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한방랜드#서울식물원#빛의시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