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세이브”…김택연, 키움전 역투→두산 마운드 반전 예고
처음부터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운드에 다시 오른 김택연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 힘차게 날아든 공은 두산 경기에 새로운 전환점을 안겼다.
2025시즌 초반 고된 일정과 연이은 부진에 시달리던 두산 베어스는 1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승리가 더욱 특별했던 것은 뒷문을 든든히 지킨 김택연의 활약 덕분이었다. 김택연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흔들렸던 팀의 분위기에 확실한 쐐기를 박았다.

시즌 초반 김택연은 제구 난조와 블론세이브까지 겹치며 마무리 투수 자리에서 물러나는 아픔을 겪었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까지 치솟았고, 불안정한 구위는 잠시 벤치로 물러나게 했다. 하지만 이승엽 전 감독의 사퇴 이후 다시 기회를 잡은 그는, 14일과 15일 키움전 연이은 마무리에 성공해 2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까지 쌓았다.
15일 경기에서 김택연은 8회 2사 1루 위기에서 곽빈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첫 상대 이주형에게 볼넷을 내주며 쉽지 않은 출발이었지만 곧 스톤 개랫을 내야 땅볼로 잡아내 8회를 정리했다. 9회에도 볼넷 한 개를 내줬지만 임병욱, 전태현, 김건희에게 연속 삼진을 선사하며 두산의 승리를 지켰다. 이날 9회 투구 18구 중 15구가 힘 있는 직구였고, 결정구는 하나같이 높은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들을 집요하게 흔들었다. 직전까지 피안타율 0.175, WHIP 0.96 등 특급 마무리로서의 주요 지표 또한 회복세에 올랐다.
경기 직후 김택연은 “연패를 끊었으니 이제 연승할 차례였다. 시즌 첫 승을 챙긴 곽빈과 세이브 기회를 만들어준 야수 형들에게 고맙다”며 팀워크의 의미를 덧붙였다. 이어 “이닝 첫 타자마다 볼넷이 많았지만, 포수 김기연이 ‘자신 있게 던지자’고 격려해 준 덕분에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시즌 초반 김택연은 세 차례 블론세이브와 잦은 홈런 허용으로 고민이 깊었다. 그는 “잦은 블론세이브로 팀과 팬, 선발 투수들에게 미안했다. 오늘은 곽빈의 첫 승에 작게나마 도움이 돼 다행”이라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7승 3무 39패, 리그 9위라는 여전한 과제를 안고 있지만, 김택연의 기대감 섞인 다짐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됐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더운 날씨에도 응원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도약할 것”이라는 그의 약속처럼, 팀 내 뒷문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작은 반전, 그리고 다시 마운드를 지키는 김택연의 눈빛. 야구는 늘 그라운드 위의 작은 기적에서 시작된다. 한여름의 경기장, 땀과 침묵, 관중의 숨죽인 환호가 구장 위에서 함께 깊어졌다. 두산의 다음 경기는 어떤 사유를 안길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머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