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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 반복되면 젊은층도 위험”…알코올성 치매 환자 급증 우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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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 문화가 만연한 명절 연휴가 이어지며 알코올성 치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과 전문 의료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블랙아웃(필름 끊김) 등 음주 관련 일시적 기억장애가 반복되면 젊은 연령대에서도 알코올성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해 30·40대 진단자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연령 불문 사회적 위험 질환임이 부각된다. 업계는 이번 조사 결과를 음주 위험 인식 전환의 분기점이 될 계기로 본다.

 

알코올성 치매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뇌손상, 특히 기억 담당 부위인 해마(hippocampus)와 감정·충동 조절 전두엽(frontal lobe) 파괴가 주요 원인이다. 초기에는 일시적 건망증이나 그레이 아웃(회색지대 기억상실)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반복시 뇌 위축과 신경세포 감소로 이어져 인지기능 저하, 신경학적 장애뿐 아니라 폭력성·과민성 등 정서 변화도 동반한다. 6개월 내 2회 이상 블랙아웃이 발생했다면 이미 뇌 손상이 진행된 단계로 진단된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미만 조발성 치매 환자는 2021년 기준 전체 치매의 약 8%를 차지했다. 환자 수는 2009년 1만 7,772명에서 2019년 6만 3,231명으로 10년 새 3.6배 급증했다. 병원 현장에서도 지난해 6월~12월 알코올성 치매 신규 환자 115명 중 30·40대가 1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고령자 전유병이란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반복적 음주는 전두엽 기능 저하와 충동 억제력 약화로 연결돼, 노인성 치매보다 폭력적·정서 불안정 행동 빈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성 치매가 기억력 저하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울감, 피로감, 신경질 등 광범위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알코올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나 혈관성 치매와 달리 조기 발견 시 금주와 치료를 병행할 경우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지적된다. 국내외 신경정신의학계는 “음주 후 반복적 블랙아웃, 건망증, 성격 변화가 나타난다면 즉각적 진단 및 치료가 뇌 건강 유지의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의료계에서는 술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문화가 자리잡은 한국 사회 특성과 맞물려, 젊은층 치매 환자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계는 비대면 치매 선별 검사, AI 기반 기억력 평가 등 신경인지 질환 조기 진단 솔루션 개발이 확대될 여지도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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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치매#블랙아웃#조발성치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