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영업재개에 가입자 이동 급감”…알뜰폰 약진 주춤, 이동통신 판도 재편
SK텔레콤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가입자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이동통신사 번호이동 건수는 약 66만7000건으로, 전월 대비 26만명 이상 줄었다. 유심 해킹 이슈로 인한 일시 영업중단과 번호이동 급증 현상 뒤, SK텔레콤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경쟁사 이동세가 빠르게 둔화됐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 영업 중단이 해제되며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 경합이 다시 격화되는 등 경쟁 구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집계에 따르면, 6월 한달간 SK텔레콤·KT·LG유플러스·알뜰폰(MVNO) 간 번호이동 건수는 66만661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93만3509건)과 비교해 26만6891건이나 감소한 것이다. SK텔레콤 영업 중단 국면에서 경쟁 이통사와 알뜰폰으로의 대규모 이동이 관측된 것과 달리, 정상영업 재개 후에는 시장 이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가입자 흐름을 구체적으로 보면, 5월 중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유치 규모는 3만4960명에 불과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5만2745명, 21만6160명 등 높은 순증을 기록했다. 영업 재개 이후인 6월 SK텔레콤 유치 가입자는 9만7565명으로 급증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 13만4488명, 14만5349명에 그쳤다. 특히 LG유플러스가 KT를 제치고 두번째로 많은 가입자를 유치한 점이 눈에 띈다.
알뜰폰의 성장세도 주춤했다. 5월 42만9644명이던 알뜰폰 번호이동 유입은 6월 28만9216명으로 크게 하향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알뜰폰이 개별 이동통신사업자보다 더 많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시장 내 MVNO(알뜰폰) 위상이 강화했음을 보여준다.
일별 번호이동 추이 분석에서는, SK텔레콤이 6월 24일 영업 재개 당일엔 순증세로 돌아섰으나 초반 3영업일 간 순감 현상을 겪었다. 이후 28일부터 다시 순증추세를 이어가며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시장 여론을 의식해 번호이동 개통 시점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영업 재개 이후 90만원대의 고액 판매장려금을 투입해 고객 유치에 총력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과 비교하면, 한국 이동통신 시장의 번호이동 빈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다양한 요금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해지제약, 그리고 알뜰폰 확산에 따른 '1인 2개 회선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번호이동 절차가 까다로워 가입자 이동성이 제한적이다. 국내 이통시장의 경쟁 강도가 글로벌 시장에 비해 높다고 분석된다.
한편 가입자 간 유치 경쟁이 격화될수록, 가입자 혜택·마케팅 비용 증가가 가격경쟁으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입자 이동내역 모니터링 등 시장질서 유지 대책을 강화 중이다. 최근 정보보호 사고 등으로 인한 영업정지·소송 리스크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기업별 보안관리와 소비자 보호 요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영업 재개가 이통시장 내 경쟁 구도를 재정립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알뜰폰 성장과 이통 3사의 전략 경쟁이 병렬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변화가 실제 이동통신 시장 구조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