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 기본사회 앞당긴다…정부, 풀스택 KAI로 도약 시동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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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환기에 정부가 올해를 AI 기본사회 실현의 분기점으로 규정했다. 국민 모두가 일상과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 혜택을 누리는 기반을 깔고, 반도체부터 응용 서비스까지 전 계층을 아우르는 이른바 풀스택 KAI 생태계를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독자 초거대 AI 모델, 국가전략기술, 지역 AI 클러스터를 축으로 IT·바이오 산업 구조 재편이 가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가속화되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AI 3대 강국이라는 국정 비전을 뒷받침할 과학기술 및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복합위기 속에서도 AI 강국 도약을 위한 전략적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하며,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AI시대를 여는 예산안으로 언급한 수준의 재정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정책과 집행 속도를 끌어올려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올해 3대 정책 방향은 AI 기본사회 실현과 KAI 글로벌 영토 확장, 미래 전략기술 집중 육성과 과학기술 혁신 기반 구축, 디지털 안전과 지역 균형 성장이다. 첫 축인 AI 기본사회는 모든 국민이 AI 서비스를 공공·민간 영역에서 폭넓게 활용하고, 산업 현장에서 AI가 생산성과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산업용과 공공용을 아우르는 세계적 수준의 독자 AI 모델을 올해 안에 확보해 제조, 조선, 물류 등 주력 산업의 AI 전환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민생 분야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발굴하는 AI 민생 프로젝트를 통해 행정, 복지, 의료 등 생활 밀착 영역의 편익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가 언급한 풀스택 KAI 생태계는 반도체 설계와 공정, 인프라, AI 모델,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된 기술·산업 체계를 뜻한다. 미국의 초거대 AI 기업들이 GPU 반도체 설계, 클라우드 인프라, AI 모델과 서비스까지 아우르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한국도 반도체 강점을 AI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확장해 파운드리와 서버, 초거대 언어모델, 산업특화 AI 솔루션을 묶은 패키지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올해 AI 인재 양성, 스타트업 성장 지원과 함께 국내 반도체 기업, 클라우드 사업자, AI 스타트업이 연계된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인재와 교육 측면에서는 전 국민 AI 교육과 경진대회 확대가 핵심 축이다. 코딩과 데이터 활용 교육을 넘어, 실제 업무와 창업에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실습형 프로그램을 보급해 학생, 직장인, 자영업자까지 대상으로 한 AI 활용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발, 설계, 콘텐츠 제작 수요가 크게 늘고, 이를 공급할 SaaS 형태의 산업용 AI 플랫폼 시장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두 번째 축인 미래 전략기술 육성은 국가전략기술을 중심으로 한 원천기술 확보와 이공계 인재 생태계 재구축에 방점이 찍혔다. 배 부총리는 저성장 기조를 돌파할 핵심 수단으로 과학기술을 지목하며 국가적 난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K문샷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기후·에너지, 초고령화, 정밀의료, 초고성능 계산, 우주·해양 등 장기성과 불확실성이 큰 과제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제네시스 미션 등 AI를 활용한 우주·과학 탐사 프로젝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AI 기반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분석을 연구개발 전주기에 접목해 연구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 양자, 핵융합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도 예고했다. 바이오에서는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합성생물학 등 고부가가치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임상·규제 지원을 강화할 전망이다. 양자 분야는 양자컴퓨팅, 양자센서, 양자암호통신 등에서 원천기술과 응용 생태계를 동시에 키워 미국, 유럽,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과제다. 핵융합 기술은 장기적이지만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어 대형 실증 사업의 지속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국가과학자 선정, 과학영재 발굴, 이공계 학생 지원을 강화해 초중등부터 대학원, 연구직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인재 양성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기초연구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 기초연구 투자 확대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구비의 단년도 집행 구조와 단기 성과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장기 과제와 실패 허용 구조를 도입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연구 현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세 번째 축은 디지털 안전과 지역 균형 성장이다. 배 부총리는 정보보안을 AI 시대 존립을 좌우하는 필수 조건으로 규정하며 기업의 보안 불감증을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최고경영자의 보안 책임을 법령에 명문화해 보안 의사결정을 경영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리고, 보안사고를 반복하는 기업에는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킹 수법이 AI 기반 자동화와 지능화를 통해 고도화되는 상황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위협 탐지와 대응 체계를 강화해 사실상 해킹과의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역 균형 성장 전략에서는 지역자율 R&D 예산 대폭 확대와 AI 기반 지역 혁신이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과기정통부는 각 지역의 주력 산업과 연계한 AI 거점 클러스터를 광역별로 조성해, 제조, 바이오, 에너지, 물류 등 분야별 특화 AI 기술을 발굴하고 대규모 연구개발과 실증 사업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조선과 해운이 강한 지역에서는 선박 설계와 운항 최적화, 예지정비를 위한 AI 프로젝트를,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된 지역에서는 신약개발과 정밀의료 AI 플랫폼 실증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모델과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한 국가 차원의 전략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은 민간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와 생태계를 확장하면서도, AI 안전과 데이터 규제 논의를 병행하고 있다. 유럽은 AI 법제화에 속도를 내며 AI Act를 통해 고위험 AI 시스템의 규제 틀을 마련하는 중이다. 일본과 중국도 자국어 기반 초거대 모델과 산업용 AI 솔루션 확산에 주력하고 있어, 한국이 AI 3대 강국 비전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려면 모델 경쟁력과 더불어 반도체 공정, 데이터 인프라, 규제 유연성까지 복합적으로 갖추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가 제시한 AI 기본사회와 풀스택 KAI 전략이 실제 실행 단계에서 얼마나 속도와 일관성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5년 IT·바이오 산업 지형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규제와 지원의 균형, 수도권과 지역 간 산업 격차 해소 여부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산업계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제도와 예산, 인재 정책으로 얼마나 구체화될지, 그리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과 경쟁 구도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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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과학기술정보통신부#k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