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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일정, 앞당겨야 vs 중단해야”…정청래·박찬대, 폭우 속 신경전 격화
정치

“경선 일정, 앞당겨야 vs 중단해야”…정청래·박찬대, 폭우 속 신경전 격화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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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기록적 폭우로 수해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 일정 변경을 두고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정면 충돌했다. 당의 경선 일정 운용을 놓고 양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오후 국회에서 박찬대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폭우가 그치고 피해 복구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 당 대표 선거 일정을 중단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지는 폭우와 대규모 자연재해로 국민이 망연자실해 있다”며 “집권 여당 대표 후보로서 이런 상황에서 선거 일정을 강행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자세인지 문제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청·호남·영남의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투표에 마음 쓸 여유조차 없다”며 “일정 강행은 국민적 공감과 책임 의식에 역행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진행 중인 경선을 중단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오히려 1주일 앞당겨 ‘원샷 경선’으로 신속히 치르고, 수해 복구에 집중하자”고 주장했다. 나아가 “코로나19 상황처럼 오프라인 경선을 지양하고,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해 이번 주 내에 모든 지역 경선을 한꺼번에 마무리하자”고 재차 강조했다.

 

이처럼 두 후보의 입장 차는 현시점 경선 판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청래 의원이 당심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여론과 달리, 박찬대 의원측은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황에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 여지를 남기기 위해 경선 연기를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지층 461명, 표본오차 ±4.6%포인트)에 따르면 정 의원은 47%, 박 의원은 34%의 지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초 19~20일 예정이던 충청과 영남권 당 대표 경선 현장 행사를 전격 취소하고, 대신 전면 온라인 투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26일 호남, 27일 경기·인천, 다음달 2일 서울·강원·제주 등 권역별 순회 경선을 거쳐 새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다.

 

당 경선 일정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이 공개 표면화된 가운데, 향후 남은 경선 지역과 온라인 투표 방식·일정 조정 여부가 당내 파장을 예고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기상 상황과 수해 복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일정을 확정짓겠다고 전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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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박찬대#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