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분 폭우 관통한 극적 3점포”…오지환, 9회 홈런→LG 트윈스 매직 넘버 8
자정이 다 돼가던 그라운드 위, 오지환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가며 무거웠던 공기 속에 환호가 터졌다. 팬들의 긴장과 기대가 동시에 공명하던 9회, 107분의 우천 중단을 딛고 터진 3점 홈런은 단순한 점수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LG 트윈스가 kt wiz를 10-6으로 누르며, 정규시즌 1위 굳히기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LG 트윈스와 kt wiz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맞대결은 9월 1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졌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오스틴 딘이 1회 시즌 2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포문을 연 데 이어, 구본혁의 적시타가 이어졌고, kt는 문상철 대타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3회말,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경기 중단이 107분이나 이어지며 분위기는 묘하게 뒤섞였다. 우천 속 휴식 이후 양 팀 선발 손주영과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강판되고, 벤치의 전략 싸움이 본격화됐다. LG 불펜 김영우가 1⅓이닝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교체 안정감을 보이며 흐름을 끌어올렸다.
타선에서는 베테랑 박동원이 힘을 보탰다. 4회 내야 땅볼로 리드를 안기고, 6회에는 쐐기 3점 홈런으로 개인 통산 세 번째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9회에는 오스틴 딘이 시즌 28호, 오지환이 3점 홈런을 연달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 wiz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1사 만루에서 연속 볼넷과 폭투, 권동진 적시타 등 집요한 끈기로 1점 차까지 LG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집중력에서 LG가 저력을 드러냈고, kt 장진혁의 9회말 홈런도 승부의 추를 되돌리진 못했다. 경기는 자정에 가까운 오후 11시 42분, LG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LG 트윈스는 81승 50패 3무로 리그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도 3경기를 유지하며, 정규리그 1위 확정 매직 넘버는 8로 줄었다. 진한 빗속 기다림 끝에 더 빛났던 승부, 그 여운은 선수들 뿐 아니라 관중의 가슴에도 오래 남았다.
하루를 삼키는 비구름 아래서 단단해진 LG 선수들의 표정은 더 큰 무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남은 리그 일정과 치열한 순위 다툼, 그리고 뜨거운 한국시리즈 직행 경쟁이 팬들의 응원을 부르고 있다. LG 트윈스의 다음 경기는 리그 일정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