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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금빛 도약”…우상혁, 모나코 제압→다이아몬드리그 7연승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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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금빛 도약”…우상혁, 모나코 제압→다이아몬드리그 7연승 신화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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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드 루이 2세 트랙에 섰던 우상혁의 몸짓 하나에 전 세계 육상 팬들이 숨을 죽였다. 고요한 경기장에 힘차게 내디딘 발걸음, 그리고 바를 깨끗이 넘는 도약의 순간. 우상혁은 단 한 번의 시도로 2m34를 돌파하며 진한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금메달 너머, 올 시즌 최고와 세계 공동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이 동시에 적혔다.

 

2025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승은 7월 12일 새벽, 모나코에서 성대히 막을 올렸다. 8명의 세계 정상급 점퍼가 모였지만, 판세는 일찌감치 우상혁 중심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2m15부터 2m23까지 연속 1차 시기 성공으로 예열을 끝낸 우상혁은, 도중 2m27에서만 2차 시기에 성공하는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2m30을 다시 한 번 한 번에 통과하는 집중력을 드러냈다.

“2m34 1차 시기 성공”…우상혁,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7연승 질주 / 연합뉴스
“2m34 1차 시기 성공”…우상혁,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7연승 질주 / 연합뉴스

최대 경쟁자 체코의 얀 스테펠라가 2m32를 일찍이 성공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에 우상혁은 2m32를 과감히 건너뛰고, 목표를 2m34로 올려 단 한 번의 도약에 모든 것을 걸었다. 결과는 명료했다. 깔끔한 1차 시기 성공과 동시에 정상 등극. 스테펠라의 남은 두 번의 시도에도 우상혁의 벽은 허물어지지 않았다.

 

경기 후반, 우상혁은 2m36과 2m37에 도전하며 자신의 한국 최고 기록과 새로운 신기록까지 노렸지만 아쉽게 두 차례 연속 바를 건드려 위업 달성엔 가까스로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기록은 도쿄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인 2m33을 뛰어넘은 2m34로, 우상혁은 자연스럽게 올 시즌 세계 공동 1위 자리를 차지함은 물론 도쿄 세계선수권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올해에만 그는 체코·슬로바키아 실내, 중국 난징 실내선수권, 왓그래비티챌린지, 구미 아시아선수권,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등 실내외 공식 국제대회 7연승의 압도적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정상 등극으로 실내·외를 가리지 않는 절정의 기량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 은메달리스트 셸비 매큐언 그리고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저본 해리슨 등 쟁쟁한 선수들이 한데 모였으나, 현실은 우상혁 독무대였다. 이날 2m30을 넘은 이는 우상혁과 스테펠라 둘뿐, 결승 무대엔 한국의 ‘점퍼’만이 또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우상혁은 경기 직후 “올 시즌 세계 공동 1위 기록이자 우승이라 기쁘다”며 “한국 신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다음 번엔 더 높이 뛰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세계실내선수권·아시아선수권 2관왕에 이어 다가올 도쿄 세계선수권 무대까지, ‘3관왕’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이미 그는 힘껏 날아올랐다.

 

뜨거운 여름밤, 스타드 루이 2세를 가득 채운 박수와 환호는 한국 육상에 새로운 이정표를 기록하는 순간을 함께 했다. 우상혁의 도약은 단순히 높이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자신을 넘어서는 약속이었다. 2025년 세계실내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을 넘어 9월 도쿄 세계선수권 금메달이라는 다음 역사를 향해, 우상혁은 여전히 자신만의 리듬으로 날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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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모나코다이아몬드리그#얀스테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