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통증에 멈춘 감보아”…롯데, 한밤 마운드 재편→박진이 긴급 투입
스산한 비가 내리던 대구 라이온즈파크, 롯데 자이언츠 벤치에는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시즌 막바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순간에 에이스 감보아의 이탈 소식이 전해지자 그라운드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팀의 운명을 걸고 던져온 감보아의 팔꿈치 통증은 롯데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남겼다.
16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롯데는 당초 선발 예정이던 에릭 감보아 대신 박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구단 측은 감보아가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병원 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16일과 17일 삼성 2연전 선발 등판은 무산됐다.

감보아는 올 시즌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된 뒤 17경기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6월 월간 승률 1위 및 MVP 선정, 전반기 6승 1패에 평균자책점 2.11로 반환점을 돌 때까지 마운드를 든든히 지탱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선 10경기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3.32로 주춤했고, 최근 롯데의 하락세와 맞물리며 사실상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이어왔다.
이날 감보아의 이탈은 롯데 선발진 운영에 당장 부담으로 다가왔다. 박진이 긴급 선발로 투입됐고, 구단은 감보아의 회복 경과에 따라 주말이나 다음 주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다. 남은 경기에서 박진을 비롯한 대체 선발진이 어떤 흐름을 만들어낼지, 순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롯데의 운명에도 큰 변곡점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비와 불확실한 마운드 상황 속에서도 팬들은 묵묵히 응원을 보냈다. 불안을 안은 채 묵직하게 마운드를 내려온 에이스의 모습, 그리고 새로운 기회 앞에 선 박진이 만들어갈 이야기는 또 다른 희망을 품게 한다. 16일 대구에서 열린 이 경기는 시즌 후반부 롯데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