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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에 무너진 개벽의 밤”…독일, 첫 월드컵 예선 원정패→52경기 불패 막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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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에 무너진 개벽의 밤”…독일, 첫 월드컵 예선 원정패→52경기 불패 막내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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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 밤하늘에는 긴장과 침묵이 짙게 드리웠다. 공은 독일의 발끝에서 머물렀지만, 슬로바키아의 뚝심은 경기장 전체를 뒤덮었다. 전반 종료 직전 휘몰아친 선제 실점, 그리고 후반 초반 추가 골을 내준 독일은 월드컵 예선 원정 52경기 무패라는 구단 역사의 벽 앞에서 마침내 머리를 숙였다.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첫 경기. 독일 축구대표팀은 슬로바키아 원정을 떠나 A조 1차전을 치렀다. 강력한 압박과 패스워크로 경기 초반부터 약 70%에 가까운 점유율, 슈팅 14개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쥐는 듯했지만 유효슈팅은 오히려 슬로바키아에 4-5로 밀렸다. 독일 공격진은 위협적인 상황을 거의 연출하지 못한 채, 잔뜩 응집된 슬로바키아 수비를 뚫지 못하는 답답함이 이어졌다.

“사상 첫 예선 원정패”…독일, 슬로바키아에 0-2 충격패 / 연합뉴스
“사상 첫 예선 원정패”…독일, 슬로바키아에 0-2 충격패 / 연합뉴스

선제골은 전반 42분, 슬로바키아의 중앙 수비수 다비드 한츠코가 드리블 돌파로 전진한 뒤 다비드 스트렐레츠와의 연계를 마무리 지었다. 한츠코는 좌측 페널티지역 깊은 곳에서 왼발 슈팅을 꽂으며 골망을 흔들었고, 관중들은 쏟아지는 함성 속에 환호했다.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10분에는 노르베르트 기옴베르의 헤딩 패스를 받은 스트렐레츠가 속도를 살려 안토니오 뤼디거를 벗겨내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패배로 독일은 최근 A매치 포르투갈전 1-2, 프랑스전 0-2에 이은 3연패의 늪에 빠졌다. 팀 내에서는 집중력 저하와 더딘 빌드업, 공격 전개력 저하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같은 시간 북아일랜드가 룩셈부르크를 3-1로 꺾으면서 A조의 주도권은 슬로바키아와 북아일랜드가 잡았고, 독일은 첫 경기부터 조 최하위에 처졌다.

 

결국 조 1위만이 월드컵 본선 티켓을 바로 쥘 수 있는 만큼 남은 예선 매치마다 독일의 자존심이 달렸다. 아쉬움 속에서도 팬들은 패배를 곱씹으며, 선수들은 침묵 속 각오를 새겼다. 독일은 이제 10월 8일 쾰른에서 북아일랜드를 상대로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단 한 번의 패배가 전하는 무게, 그 깊이를 독일 선수들은 다시 묻는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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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슬로바키아#fifa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