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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휴전 속 원유값 2일째 폭락”…국제유가 67달러까지 추락→시장 불안 언제까지
국제

“중동 휴전 속 원유값 2일째 폭락”…국제유가 67달러까지 추락→시장 불안 언제까지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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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을 앞둔 런던과 뉴욕의 원유시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극적으로 손을 맞잡았다는 소식 이후, 숨죽이며 출렁였다. 지난 이틀 동안 국제유가는 잊을 수 없는 변동성을 기록했다. 평화를 예고하는 중동의 휴전 속에서, 시장에 잠식돼 있던 두려움이 천천히 걷히며 유가는 두 번의 저녁을 장대한 폭락으로 마감했다.

 

24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은 한낮 볕이 물러갈 무렵, 배럴당 67.14달러에 닻을 내렸다. 하루 만에 6.1%, 이틀 만에 13% 가까이 가치를 잃은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똑같은 흐름을 탔다. 64.37달러라는 가격에는 전일 대비 6% 하락, 한 주간 최저치의 어두운 상흔이 스며 있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전쟁의 그림자가 옅어지자, 불안이 부풀렸던 가격 거품마저 삽시간에 꺼졌다.

국제유가, 중동 휴전 영향에 이틀째 6% 급락…브렌트유 67달러·WTI 64달러
국제유가, 중동 휴전 영향에 이틀째 6% 급락…브렌트유 67달러·WTI 64달러

원유시장을 붙들던 지정학적 공포는 다름 아닌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군 시설 공격에서 솟구쳤다. 그러나 평화의 손짓이 오가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지 모른다”던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경고도, 더는 시장의 바람을 들뜨게 하지 못했다. 공급 불안은 해소되었고, 이번 하락의 숨결 뒤엔 축적되었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의 소멸이 있었다고, PVM오일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증언했다.

 

게다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중국은 이란에서 원유 구매를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에 더 많은 원유가 들어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 메시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완화될 여지를 내비치며, 이란 원유의 글로벌 공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웠다. 지난달만 해도 이란 원유 및 화학제품 구매자까지 강력히 제재하겠다던 그였지만, 실상 중국은 여전히 이란 원유 80~90%를 소리 없이 사들인다.

 

두 권역에서 퍼져나온 지정학적 평온, 그리고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판도를 하루아침에 바꿔 놓았다. 긴장이 풀리고 나서야, 투자자들은 원유값이란 존재의 연약함과, 커다란 변동성의 남루함 앞에 다시 한 번 숙연히 마주선다. 국제유가의 흐름은 당분간 거센 파도처럼 요동칠 것이며, 중동에서 불어오는 정치적 변화와 공급 리스크의 바람결 따라 무수한 조정들이 불가피할 듯하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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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중동휴전#트럼프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