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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베이글 쇼크”…시비옹테크, 윔블던 여자 결승 압도→114년 만에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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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베이글 쇼크”…시비옹테크, 윔블던 여자 결승 압도→114년 만에 역사 썼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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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아래 올잉글랜드 클럽을 메운 숨죽인 관중의 정적, 그리고 단 57분 만의 한 편의 강렬한 드라마. 폴란드의 이가 시비옹테크가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를 압도하며 기록의 순간을 완성했다.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베이글 세트’ 2-0 완승, 114년 만에 윔블던 결승에서 나온 보기 드문 성공이었다.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최종전은 순식간에 결정됐다. 세계랭킹 4위 시비옹테크는 12위 아니시모바를 맞아 첫 게임부터 랠리를 선도했고, 집요한 포핸드와 단단한 베이스라인 플레이로 상대의 반격 의지를 봉쇄했다. 결국 시비옹테크는 두 세트 모두 6-0으로 가져가며 경기 시간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초스피드 승리를 거뒀다.

“6-0, 6-0 완승”…시비옹테크, 윔블던 결승서 114년 만의 기록 / 연합뉴스
“6-0, 6-0 완승”…시비옹테크, 윔블던 결승서 114년 만의 기록 / 연합뉴스

이번 결승전 ‘두 세트 베이글’ 기록은 1911년 도로시 체임버스 이후 114년 만에 세 번째로 탄생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단식 우승을 차지한 시비옹테크는 하드, 클레이, 잔디 3개 전 코트에서 모두 타이틀을 획득한 여덟 번째 여자 선수 반열에 올랐다. 동시에,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여자 메이저 단식 우승(6회) 선수라는 타이틀도 손에 넣었다.

 

경기 내내 시비옹테크의 강력한 포핸드는 정확하게 코트를 가르고, 안정된 서브가 연속 브레이크 포인트로 이어졌다. 그는 이번 대회로 메이저 대회 32번째 6-0 세트를 기록해, 빅토리야 아자란카(40회), 캐럴라인 보즈니아키(35회)에 이어 현역 선수 중 세 번째 자리에 올랐다.

 

경기 후 시비옹테크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저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결승의 압도적 내용에 대해 “테니스는 멘탈이 좌우하는 종목이기에 결승 무대의 긴장감이 변수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패한 아니시모바 역시 주목을 받았다. 2019년 부친상 이후 오랜 심리적 고통과 2023년 8개월 긴 휴식기를 극복한 끝에 첫 메이저 결승 무대를 밟았다. 시상식에서 ‘어머니’의 존재를 언급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고, 새롭게 발표될 세계 순위에서 7위에 오르며 생애 첫 ‘톱10’ 입성을 확정지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양 선수의 서사에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코트 위 압축된 감정과 기록은 잔디보다 더 깊게 남아있다. 시비옹테크의 차기 출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번 압도적 우승은 여성 테니스사에 또 한 번 굵은 획을 그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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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옹테크#윔블던#아니시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