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옥택연·서현, 빙의 로맨스 첫 장면→짙어진 궁금증
굵은 먹구름 아래 불을 밝힌 거실, 서현과 옥택연이 처음으로 마주 앉은 그 공간에 묘한 울렁임이 감돌았다. 서현의 차분한 눈길에는 알 수 없는 설렘이 스며들었고, 옥택연은 잠시 시선을 거둬내며 미소의 흔적을 남겼다.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 그리고 익숙함을 뒤흔드는 시작이 화면을 통해 서서히 스며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첫 방송을 시작한 수목극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닐슨코리아 발표 기준 전국 시청률 3.3%라는 성적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작 ‘24시 헬스클럽’의 초반과 종영 시청률을 크게 넘어선 결과였기에,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탄탄한 기대감과 새로운 캐릭터 구성이 입증된 셈이다. 이 드라마는 동명 웹소설을 바탕으로,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소설 속 병풍 단역 ‘차선책’(서현)에게 깃드는 ‘빙의’라는 극적인 장치를 더한다. 주인공 ‘경성군’(옥택연)과 마주한 하룻밤 이후 두 사람 사이에 펼쳐지는 운명적인 로맨스를 중심으로, 신데렐라 공식과는 또 다른 감정선을 그렸다.

서현이 연기한 ‘K’는 인기 웹소설의 휴재 소식에 시니컬한 댓글을 남기던 평범한 인물이다. 어느 순간 현실을 떠나 소설 속 인물로 깨어나, 자신이 익숙지 않은 곳과 낯선 감정 안에 놓인다는 설정이 시청자 공감을 자아냈다. 돌직구 현실 대사와 판타지적 장면이 맞물리며, 기존 로맨스물과 결이 다른 서사적 긴장감을 형성했다. 옥택연이 분한 경성군은 첫 등장부터 냉철함과 따뜻함을 오가는 인물로, 서현과의 미묘한 신경전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드라마의 시각적 완성도 또한 집중됐다. 촬영지였던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에서의 분량은 훼손 논란으로 모두 폐기되는 일도 있었으나, 제작진은 CG와 세트장으로 대체하며 현실감 있는 판타지 미장센을 완성했다. 방영 전부터 이어진 원작 팬들의 지원 속에 배우들의 새로운 연기 변신이 더해지면서 이야기의 방향성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지고 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SBS TV ‘사계의 봄’은 0.8%의 시청률로 고전했다. 박지후와 이승협 주연의 이 드라마는 초반 기대와 달리 0%대에 머물며, 길지 않은 서사의 힘을 시험받는 중이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여대생이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 맞이한 첫 만남에서 시작해, 새로운 인생의 변곡점과 예측불가한 전개를 예고했다. 서현과 옥택연, 두 배우가 풀어나갈 감정의 소용돌이는 앞으로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들의 로맨스가 어떤 전율과 반전을 남길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KBS 2TV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