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속 진짜 여인천하”…도지원·김금순·차청화, 상처와 열정→시청자 마음 울렸다
따스함과 긴장이 교차하는 스튜디오, 도지원의 차분한 목소리가 밤의 공기를 물들였다. ‘라디오스타’의 '배우천하' 특집은 출연진 모두에게 지난날 삶의 고단함과 퍼런 열정을 꺼내 보여주는 순간이었고, 각자의 경험에서 우러난 인생의 흐름은 자연스레 깊은 공감으로 번져갔다.
도지원은 사극 ‘일출봉’의 매서운 추위에 치를 떨었던 기억에 더이상 사극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지만, ‘여인천하’ 감독의 집요한 설득 끝에 다시 무대에 섰다고 고백했다. 극 중 수차례에 걸친 따귀 연기는 반지까지 빼고 촬영에 임할 만큼 실제성이 요구됐고, 50부작에서 150부작으로 연장된 대장정 속에서도 배우로서의 책임과 고뇌가 묻어났다.

김금순은 영화 ‘야당’의 마약 조직 두목 역을 통해 남성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꿔 만든 비하인드를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울산의 별’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던 날, 이영애로부터 전해들은 푸르른 깊이의 찬사는 오랜 배우 인생에 따뜻한 흔적을 남겼다.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그는 로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아쉬운 불참담을 내비쳐, 이면의 겸손함과 진한 아쉬움을 동시에 안겼다.
차청화는 연변, 북한, 경상도, 충청도는 물론 연기 내공이 담긴 진짜 전라도 사투리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세게 연습하면 약하게 줄이는 게 쉽지만, 약하게 배우면 강하게 하기는 어렵다"는 그의 노하우는 오랜 현장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철인왕후’ 촬영 도중 겪었던 발목 골절과 견인성 탈모의 고통에도, 대본만 보면 다시 거침없이 현장으로 달려나가는 그의 열정이 담담하게 전해졌다.
한지은은 드라마에서 인연을 맺은 이민호와의 특별한 우정을 공개했다.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이민호의 첫 모습과 달리, 직접 동갑이라며 친구하자고 손 내밀던 자상한 모습, 자주 회식 자리를 만들어 주던 소탈한 일상 풍경이 감동을 자아냈다.
밤을 물들인 배우들의 진솔한 고백들은 희로애락의 무게를 담아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살며시 두드렸다. 변함없이 깊은 울림을 남긴 ‘라디오스타’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 30분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