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초94의 희망 질주”…황선우, 세계선수권 준결승행→결승권 성큼 다가서나

싱가포르의 뜨거운 조명 아래, 모든 시선이 한순간을 향했다. 터치패드가 울리자 황선우의 이름 석 자가 8번 라인에 밝게 새겨졌다. 그는 이번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ｍ 예선에서 47초94라는 기록으로 전체 8위에 올랐다. 상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에 무난히 진출한 순간, 관중석에선 조용한 환호가 퍼졌다.

이번 대회의 남자 자유형 100ｍ에는 총 11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황선우는 자신의 장점인 후반 추진력을 살려 예선 마지막 구간에서 속도를 더했고, 본인 최상의 컨디션을 조율하는 모습도 돋보였다. 1위는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가 47초41로 차지하며, 세계적인 경쟁자들이 치열한 시계를 겨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판잔러 역시 47초86으로 6위에 안착했다. 하지만 올해 대표선발전에서 황선우를 앞질렀던 김영범은 48초50, 21위로 예선 탈락의 아쉬움을 남겼다.

황선우가 자유형 100ｍ에 담는 의미는 각별하다.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47초56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고, 이후 200ｍ 종목에서는 부단한 메달 행진을 이어왔다. 최근 3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0ｍ 부문 은·동·금메달을 모았으나, 싱가포르 무대에서는 4위로 마무리돼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번에는 100ｍ에서의 메달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준결승을 향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개최된 다른 종목에서도 한국 수영의 가능성이 드러났다. 김승원은 여자 배영 50ｍ 예선에서 27초75를 기록하며 전체 7위로 준결승에 안착했으며, 개인 최고 기록엔 0.04초 모자랐지만 안정감을 보였다. 박수진 또한 여자 접영 200ｍ 예선에서 2분10초17로 16위에 올라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김민석은 남자 개인혼영 200ｍ에서 26위에 머물러 예선 탈락으로 대회를 마쳤다.

조용한 물살 위로 떠오른 새로운 기록과 도전의 각오. 황선우의 자유형 100ｍ 준결승은 30일 오후 8시 27분에 계속된다. 31일에는 결승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선수들의 뜨거운 질주와 함께 한국 수영의 여름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