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성장 문 열어야”…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서 ‘양극화 완화·성장 동력’ 강조

양극화 완화와 불평등 해소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 성장'을 내세우며 정국의 중심에 섰다. 26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의 문을 열어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성장’이라는 어젠다와 ‘공정’이라는 가치를 동시에 결합해, 경제·사회 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정연설의 전반에서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며 “규칙을 어겨 이익을 볼 수 없고 규칙을 지켜 손해 보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모두의 협력 없이 이룰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공정하게 노력해 일궈낸 정당한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방향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기업도 제대로 성장·발전하는 선순환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경제 정의 이슈와 함께 금융시장 선진화 촉진도 병행할 뜻을 밝혔다.

국민 통합과 사회 공정성 제고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득권과 특권, 새치기와 편법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 공정의 토대 위에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최소한의 합의를 지켜야 한다”며 국민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 방식과 메시지의 실효성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여당은 성장·공정의 동반 추진을 환영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실천 의지와 구체 정책의 실효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정운영 청사진에서는 첨단기술 투자와 재생에너지 전환, 실용주의적 외교 전략이 제시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조속히 완료해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오산업, 제조업 혁신, 문화산업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외교에는 색깔이 없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로 국제질서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대해서는 “평화가 밥이고 경제다. 평화가 경제 성장을 이끌고, 경제가 다시 평화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공정’ 드라이브와 성장전략 제시에 주목하며, 향후 구체적 정책과 실행 계획을 둘러싼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이후, 관련 제도 개선과 실질적 양극화 완화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