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역전포 폭발”…김재환, 김재호 은퇴전 드라마→두산 벤치 환호
잠실구장의 여름 밤, 김재환의 방망이가 드라마의 완성을 알렸다.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김재호 은퇴전, 벤치는 승부에 대한 집념만큼 진한 감동으로 물들었다. 2만여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방의 역전포가 구장 안팎을 환호로 일렁이게 했다.
2025년 7월 6일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두산은 8회말 김재환의 극적인 3점 홈런을 앞세워 8-7 역전승을 거뒀다. 3-6으로 끌려가며 불안했던 경기 내용은, 무사 1,2루 기회에 양의지의 적시타로 불씨를 살렸다. 이어 타석에 선 김재환은 kt 주권의 2구 싱커를 우월 아치로 연결, 시즌 8호 홈런을 작렬시키며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그 순간 21년 한 팀을 지킨 김재호의 마지막 무대는 값진 승리와 함께 특별함을 더했다.

팀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았다. 김재환은 "무조건 좋은 결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재호 형의 마지막 무대에 보탬이 돼 다행이다"며 동료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양의지 역시 "선수단 전체가 오늘만큼은 유독 더 끈끈했으며, 김재호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김재호는 이날 베테랑으로서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1회초 직접 그라운드를 밟아 후배들과 깊은 포옹을 나눈 뒤 벤치를 향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김재호의 긍정적 에너지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이날의 역전승을 한층 더 의미 있게 평가했다.
이 승리는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울림을 남겼다. 두산은 2연승을 거두며 순위 반전을 노릴 동력을 살렸고, 오랜 침체에 시달렸던 팬들은 역전 홈런의 여운에 젖었다. 팬들은 SNS를 통해 "은퇴 경기가 패배로 끝날까 조마조마했지만, 김재환의 한 방이 또 한 번의 두산 전설을 썼다"는 벅찬 반응을 전했다.
팀 전통, 베테랑의 책임, 젊은 선수들의 도전이 하나로 어우러져 만든 밤. 김재환의 8회 홈런과 김재호의 은퇴전이 교차한 무대는 팀 스포츠가 가진 무게와 희열을 동시에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8일 잠실 홈경기에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구단의 역사는 계속되고, 이 밤의 감동도 오랫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