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백지영 집단 오열”…애순이 일기, 63년 세월의 파장→스튜디오 가득 뭉클함
조용히 내딛는 발걸음과 함께 스튜디오 한가운데 놓인 오래된 노트에는 세월의 깊이가 담겨 있었다. 백지영의 따뜻한 목소리 뒤로, 85세 서보명 씨의 63년간 일기장이 펼쳐지며 전현무와 현영도 어느새 마음의 문을 열었다. 멈춰 있던 시간 속 각자의 기억이 책장을 넘기듯 살며시 이끌렸고, 작은 울컥임이 전원을 감쌌다. 한 사람의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전해지자 스튜디오에는 진한 울림이 흘렀다.
‘와! 진짜? 세상에 이런일이’ 5회는 ‘그땐 그랬지 시간여행 특집’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다채로운 사연을 소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깊은 파장을 준 주인공은 경상남도 고성군의 서보명 씨였다. 스무 살 갓 넘은 시절부터 시작된 삶의 기록 77권, 노트마다 유년의 설렘과 아픔, 가족의 성장통에 이르기까지 세월의 결이 빼곡히 담겼다. 전현무는 “역사, 그 자체다”라고 탄성 섞인 감탄을 드러냈고, 스튜디오엔 경외와 감동이 동시에 번져나갔다.

백지영이 소개한 ‘어느 애순이의 일기’ 코너에서 서보명 씨는 23세 시집가던 해부터 매일 꾸준히 글을 썼다고 말했다. 단 한 장도 빠짐없이 채운 일기장에는 젊은 시절의 희망부터 가족과 세상을 떠나보내야 했던 이별, 돌아보면 지나간 고통까지 겹겹이 쌓여 있었다. 이를 지켜본 4MC와 현영은 “상처가 얼마나 많으셨을까”라며, 자기도 모르게 깊은 눈물을 닦았다.
놀라운 점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 캐릭터와 현실의 애순이, 서보명 씨의 삶이 자연스레 겹쳐져 보는 이들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겼다는 점이다. 백지영 역시 “애순이와 평행이론이 느껴진다”며 울컥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연자는 "젊은 시절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땐 그럴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고 털어놨고, 60년 넘은 일기장이 전하는 삶의 무게에 스튜디오 분위기도 숙연해졌다.
전현무는 “어머님의 일기 중 ‘늘 심심하다’는 말이 너무 가슴 아팠다. 우리 어머니 역시 서울 하늘 아래 계신데 자주 못 찾아뵈어 죄송하다”며 솔직한 속마음을 고백했다. 현영은 “키워 놓으니 나가서 자기 할 일만 하고 연락도 잘 안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고, 백지영도 “장가도 안 갔으면서 자주 연락도 안 한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순간 스튜디오에는 말보다 짙은 따뜻함이 흘렀다.
매일 삶을 기록해온 엄마의 노트와 그 곁을 지나온 가족의 시간,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출연진의 깊은 공감은 시청자에게 잊지 못할 울림을 전했다. 따스한 손끝으로 눌러쓴 글자들, 묵묵히 쌓여온 기록은 가족이라는 단어를 새삼 소중하게 떠올리게 만들었다.
전현무, 백지영, 김호영, 수빈, 현영이 눈물과 웃음을 오가며 진정성 있게 다가선 ‘와! 진짜? 세상에 이런일이’ 5회는 6월 26일 밤 9시에 방송돼 시청자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