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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 정국 구상 집중”…이재명 대통령, 관세협상·개혁 해법에 ‘촉각’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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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과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최장 연휴를 맞아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미중 관세협상 교착, 한일관계 변수, 개혁 추진력 확보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야의 이해관계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휴 직후에는 관세 이슈와 APEC 정상회의 등 대외 현안의 대처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휴 첫날인 3일 이산가족 등과의 만남을 가진 뒤, 9일까지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조용히 내부 논의에 집중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중요 현안에 대한 보고는 연휴 중에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대통령은 10일 하루 추가 휴가를 내고 연휴 기간 정국 구상을 다듬은 뒤, 다음 주부터 국정 동력 유지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우선 현안은 3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완벽 개최와 함께 한미 관세협상 완결이다. 대통령실에서는 "APEC에서 다자외교 역량을 보여주고 이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협상 담판을 이끌어내는 것이 최상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변수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 일정이 불확실해 직전까지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입국 일정이 임박해지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본 회의를 건너뛰고 한미·미중 회담만 소화할 가능성도 있어 '예단하지 말라'는 신중론이 고위급 실무진에서 나온다.

 

관세협상 역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논의를 진행했으나, 합의 도출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훈식 비서실장이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정관 장관 등과 연이어 대책회의를 열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외교 현안도 만만치 않다. 일본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조만간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후임으로 취임할 것이란 점에서, 한일관계 안정과 협력 기조 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다카이치 총재의 극우 성향은 경계대상이지만, 최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보류 등의 신중한 행보가 포착돼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 간 '두 트랙' 외교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북 대화 역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통령은 이산가족 문제를 고리로 북측에 대화 메시지를 던졌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위협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나올 메시지와 새로운 북측 대응도 주시 대상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철강 관세 인상 등 신보호무역 기조 확산도 대응 과제로 남아 있다.

 

내부적으로는 개혁 과제의 완수가 최대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청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고, 국군의 날에는 군 내 불법 계엄 잔재 청산을 언급했다. 그러나 당정 간 '개혁의 방법론'을 두고는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시끄럽지 않은 개혁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고, 강훈식 비서실장은 "저항이 줄어야 성공한다"고 동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개혁의 속도"를 강조하는 등, 개혁 실속과 속도의 조율이 당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야권의 비판도 거세다. 국민의힘은 국가전산망 문제,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비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대통령실은 "K푸드 홍보 등 공적 목적의 녹화였고, 국정자원 화재에도 실시간 대응했다"며 야권의 비판을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비본질적 논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경계하며, 민생 현안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편, 국정자원 화재 수습과 부동산 가격 안정, 주식시장 관리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이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다. 국정 지지율 회복을 위해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 같은 민생 현안을 정면 돌파구로 삼으려 한다. 정치권은 연휴 이후 치열한 외교전과 개혁 동력 확보, 여야 간 공방 등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고 관측한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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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관세협상#apec정상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