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방망이 속 침묵”…김혜성, 3타수 무안타→다저스 연패 탈출 이면
가라앉은 방망이, 무거운 어깨. 김혜성이 다시금 타석에서 고개를 숙였다. 최근 이어진 무안타 행진은 서서히 부담으로 쌓였고, 한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뒤흔든 타율은 어느새 0.320까지 내려앉았다. 팬들의 걱정 속에서 김혜성은 스스로와의 싸움에 들어섰다.
22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김혜성은 8번 타자이자 2루수로 나섰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회말에는 좌익수 뜬공, 5회말에는 유격수 땅볼을 상대 실책으로 출루하며 잠시 숨을 돌렸지만, 출루는 안타로 기록되지 않았다. 마지막 타석인 7회말에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끝내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최근 5경기에서는 12타수 1안타에 그치며, 7월 이후 타율도 0.211에 머무는 등 시즌 초반의 타격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혜성의 침묵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오타니 쇼헤이가 투타 겸업의 저력을 뽐냈다.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오타니는, 곧바로 1회말 자신의 35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3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타석에서는 2점 홈런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승부처마다 윌 스미스와 앤디 파헤스의 대포까지 더해진 다저스는 미네소타를 5-2로 제압,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현지 언론은 김혜성의 슬럼프가 후반기 들어 더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후반기 122타수 39안타로 경기 출전수는 늘었으나, 내야안타와 타점이 줄며 타석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는 반응이다. 팀은 오타니를 앞세운 대승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지만, 김혜성의 타격 침체가 장기전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관중석의 다저스 팬들은 오타니가 터뜨린 홈런에 열광하는 한편, 김혜성이 다시 반등의 불씨를 살릴 날을 고대했다. 현지 분위기는 아직 김혜성의 성장과 극복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은 모습이었다. 당분간 2루수로 자리를 책임질 김혜성이 슬럼프와의 싸움에서 어떤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메이저리그의 후반 레이스 또한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경기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밤, 다저스는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팬들은 묵묵히 다음 장면을 기다린다. 다저스와 김혜성의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이곳 로스앤젤레스의 더운 여름을 달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