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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완주, 사찰의 고요와 술박물관의 여유”…자연과 문화 어우러진 일상 속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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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완주, 사찰의 고요와 술박물관의 여유”…자연과 문화 어우러진 일상 속 휴식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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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완주를 찾는 이들이 한결 늘었다. 예전엔 전통의 고장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일상 속 쉼을 주는 감성 여행지의 모습이 짙다. 사소한 풍경 너머에선 변화한 여행의 태도가 읽힌다.

 

완주군에는 자연과 문화가 은은하게 어우러진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18일 오후, 구름이 많은 하늘 아래 완주는 26.7도의 다소 더운 날씨, 28도에 달하는 체감온도 속에서 방문객을 맞았다. 용진읍에 위치한 중앙식물원에서는 3,000여 평 규모 유리온실과 산뜻한 산책로를 따라 캐나다산 피트모스 등 양질의 토양에서 자란 관엽식물, 화훼류가 이국적 풍경을 만든다. 가족 나들이로 식물원 산책을 택했다는 최지영(39세, 경기)은 “유리온실 안에서 색다른 초록이충분한 위로를 건넸다”며 느긋함을 고백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완주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완주

완주의 고즈넉한 풍경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송광사도 있다. 종남산 기슭에 자리한 이 사찰은 봄마다 2km 벚꽃길로도 유명하다. 일주문부터 대웅전까지 일직선으로 놓인 가람의 공기는 언제나 청명했다. 대웅전 내엔 보물 제1243호 소조삼불좌상이 엄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불상이 땀을 흘렸다는 구전은 지금까지 전해진다. 인근 마을 어르신은 “벚꽃이 흐드러질 때면 누구라도 잠시 멈춰 쉬고 싶어질 것”이라 말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자연과 문화를 모두 품은 이색 테마 여행지의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졌다. 한편, 완주 구이면의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처럼, 지역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박물관도 인기다. 박물관 현장에서는 전통주 제조 체험을 즐기는 가족, 아이를 동반한 관람객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술 문화라는 평범한 테마에 이렇게 많은 스토리가 숨어 있는 줄 몰랐다”고 한 방문객은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식물원 가면 마음이 맑아진다”, “송광사에서 벚꽃 필 무렵 걷고 싶다”는 SNS 인증이 이어지니, 소소한 휴식의 가치에 공감하는 독자가 많다.  

 

실제로 이런 공간에서 쉬다 보면, 바쁜 일상과 완전히 다른 감각이 스며든다. 전문가들은 자연 속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피로가 풀리고, 전통문화와의 만남이 정체성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통찰했다.

 

완주, 그곳은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감성이 가볍게 포개지는 장소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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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중앙식물원#송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