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0선 강보합 연출”…코스피,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차익실현 경계감 확산
아침 햇살이 천천히 먼지를 털어내듯, 6월 25일의 코스피는 오랜 오름세 뒤 고요한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지수는 장중 3,110선에서 강보합 흐름을 이어가며, 막연한 낙관과 조심스러운 경계가 동시에 깃든 시장의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오전 11시 1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8.30포인트 오른 3,111.94를 기록했다. 개장과 동시에 3,127.79까지 뛰며 이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내 차익실현을 노리는 매물이 출회되며 변동의 소용돌이에 접어들었다.

오늘 시장의 열쇠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선택에 있었다. 외국인은 2,810억 원, 기관은 2,513억 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에 맞서 개인투자자들은 5,440억 원이 넘는 매수세로 숨결을 불어넣었고, 코스피200 선물 시장 역시 외국인의 1,614억 원 매도 우위로 묵직한 공기를 더했다.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는 삼성전자가 소폭 내림세를 보인 반면, SK하이닉스의 신고가 경신, 자동차주(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연이은 상승이 눈에 띄었다. 전력 공급의 미래를 달리는 한국전력은 12%가 넘는 두 자릿수 상승률로 시선을 붙잡았다.
또한, 최근 투자자들이 주목하던 NAVER,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카카오 등 인터넷·중공업주는 동반 약세로 넘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 셀트리온도 힘겨운 하루를 맞았지만, 카카오페이는 7%대 강세 흐름을 연출해 신(新) 기술금융주의 저력을 드러냈다.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하며 업종 간 온도차도 뚜렷했다. 전기와 가스를 비롯해 건설, 유통 업종은 강세장을 주도했고, IT 서비스, 기계·장비, 섬유·의류 업종은 약세 흐름에 머물렀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798.66으로, 전일 대비 0.28% 하락하며 출발의 환희를 뒤로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19억 원, 156억 원 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의 1,428억 원 순매수가 낙폭을 줄였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시총주 하락과, 알테오젠, 파마리서치, 휴젤 등의 상승이 묘한 대비를 이루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최근 단기 과열에 대한 조정과 차익실현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 개인 매수세의 지속, 업종 간 수급 변화가 당분간 지수의 리듬을 좌우할 전망이다.
여름 태양 아래, 자금의 흐름도 기류를 타고 변화한다. 자동차와 전력주, 전통 산업군의 회복력과 함께, IT와 인터넷 섹터의 진폭은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의 기로를 제시한다. 시장은 잠깐 멈춰선 듯 보일지라도, 매 순간 예민한 변화와 기회가 스며든다. 이 변화가 투자자와 소비자, 기업의 내일에 어떤 무늬를 남길지는 꾸준한 관찰과 세심함에 달려 있다. 6월 말, 내달 예정된 수출입 지표와 글로벌 경기 신호가 시장의 다음 움직임을 밝혀줄 촛불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