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10만6천달러 붕괴”…암호화폐 시장 급락에 1조7천억원 청산 쇼크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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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1월 4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 주요 코인이 5∼10% 급락하는 충격이 이어졌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약 12억7천만 달러(약 1조7천억원) 규모의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는 등, 시장 내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이 대규모로 집계됐다. 이번 급락은 단 하루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11만2천달러에서 10만6천달러 아래로 추락하며 발생한 것으로, 전체 청산액의 90%가 매수(롱) 포지션에서 집중됐다.

 

가장 큰 청산은 HTX 거래소에서 이뤄졌고, 3천395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USDT 롱 포지션이 강제 종료됐다.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하이퍼리퀴드는 3억7천4백만 달러 규모로 전체 플랫폼 중 최대 청산이 발생했다. 이어 바이비트와 바이낸스도 각각 3억1천5백만 달러, 2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포지션이 정리됐다. 암호화폐 ‘청산’은 트레이더가 빌린 자금으로 거래하다가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거래소가 자동 정리하는 절차로, 시장 급변 시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급락…24시간새 1조원 이상 청산 발생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급락…24시간새 1조원 이상 청산 발생

지난주에도 비트코인이 11만3천달러 부근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거래량이 급감, 얇아진 유동성 속에 연쇄 청산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코인데스크는 “최근의 대규모 롱 청산은 단기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이라면서 “현물 매수세가 재유입되기 전 나타나는 ‘레버리지 리셋’ 구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정성은 여전하다. 미결제약정이 약 300억 달러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펀딩 비율 역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이 임박해 있어, 단기 투자심리가 어떻게 전환될지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역시 각각 5∼10% 가까이 떨어지며 3억 달러를 상회하는 합산 청산액을 기록했다. 주요 알트코인 전반에서도 투기성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는 양상이 뚜렷하다.

 

대규모 청산 사태에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기회가 과열 해소와 단기 반등 시그널”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투자가 여전히 과도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위험을 경고한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도 “변동성이 극대화된 추세로, 연준의 금리 결정이 당분간 시장 방향을 지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자산가치 산정이 불확실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극단적 가격 변동이 반복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는 치명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구조적 불안정성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번 급락 및 대규모 청산 사태가 향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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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