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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맞춤형 카티치료제”…앱클론,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시장 도전
IT/바이오

“환자 맞춤형 카티치료제”…앱클론,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시장 도전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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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카티치료제(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가 혈액암 치료제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항체 신약 기업 앱클론은 자체 개발 중인 ‘네스페셀’(AT101)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ODD·Orphan Drug Designation)에 지정됐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를 위한 환자 맞춤형 CAR-T 치료제로, 희귀 및 난치성 혈액암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지정을 국내 CAR-T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이자, 글로벌 바이오 시장 진입의 신호탄으로 바라보고 있다.

 

앱클론의 네스페셀은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분리한 후, 여기에 회사가 자체 개발한 h1218 항체를 유전적으로 탑재·조작한 뒤, 암세포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도록 개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CAR-T 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투여해 표적 항원을 가진 혈액암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이번 제품은 유전자 조작 효율, 표적 특이성 측면에서 기존 CAR-T 치료제 대비 향상된 효능을 노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CAR-T가 3차 치료제 이후 환자에 한정적으로 적용, 높은 비용과 부작용 문제를 안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려 시도했다.

원천 기술력 덕에 네스페셀은 높은 타깃 정확도와 맞춤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실제로 앱클론에 따르면, 세포 전달 효율과 암세포 공격 특이성에서 기존 제품 대비 임상 전 단계 연구 결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카티치료제 시장은 연간 약 39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크고, 아직 국산 기술의 시장 선점 사례는 부족하다.

 

이번 식약처의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앱클론은 향후 품목허가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받을 수 있고 자료 제출 간소화, 허가 신청 절차 등 행정적 지원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독점적 자료 보호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 국내외 경쟁사 대비 시장 진입 경쟁력을 확보했다. 아울러 개발 단계에서부터 여러 행정적 부담이 줄면서, 임상 진입 및 상용화 일정도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노바티스, 길리어드(킴리아, 예스카타 등) 등 대형 기업들이 CAR-T 치료제 상용화에 앞서 있다. 이들은 이미 미국, 유럽, 중국 등 핵심국가에서 혈액암 치료제로 승인받으며 시장을 주도 중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대규모 허가 사례가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네스페셀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식약처의 희귀의약품 지원 제도는 국내 환자 수 2만명 이하 희귀질환 치료제 기업에 행정 유예 및 자료 보호 기간 확대, 절차 단축 등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나머지 허가관문, 대규모 임상 진입을 위한 추가 자금과 생산공정 표준화 등 과제가 남아 있다. 국내외 규제조화, 의약품 안전성 확인 및 시판 후 관리 문제도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티치료제 상용화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진출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며 “글로벌 기술 경쟁과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국내 환자 접근성 혁신까지 이어질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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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클론#네스페셀#카티치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