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시멘트 캐리어 유골”…그것이 알고 싶다, 16년간 봉인된 악몽→진실 추적의 충격
어떤 진실은 콘크리트와 세월을 뚫고서라도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한 여름 오후, 거제시 한 원룸 옥상을 뒤흔든 캐리어 한 짐이 남긴 참혹한 진실을 마주한다. 16년 전, 평범한 일상의 다툼에서 시작된 비극은 한 남성의 냉정한 판단, 그리고 완전범죄를 꿈꾼 은닉의 사슬 속에 오랜 세월 파묻혀 있었다.
사건의 시작점은 2008년, 고현동 원룸에서의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이었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당시 42세였던 남성은 동거녀, 33세 여성의 마지막을 냄비 뚜껑으로 끝냈다. 이어진 행동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여행용 캐리어에 담긴 시신 위에 벽돌과 콘크리트,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이어진 8년의 일상. 바로 그 집, 바로 그 옥상에서였다. 그는 2016년에야 자취를 옮겼고, 피해자는 가족과의 소원한 관계 탓에 3년 뒤에야 실종자로 신고됐다.

수사는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2011년, 경찰은 남성을 참고인으로 불렀으나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평온한 거짓말은 결국 이 사건을 장기 미제로 남겼다. 시간이 흐르고, 2024년 8월 6일. 작업자의 손끝에 콘크리트가 드릴에 뚫리던 찰나, 세상은 16년간 봉인된 악몽과 마주했다. 캐리어가 열리는 순간, 시신의 마지막 외침이 경찰과 사회를 다시 깨웠다.
현장에서 즉시 신고를 받은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고, 피해자는 곧바로 2011년 실종신고 되었던 여성임이 드러났다. 남성 역시 과학수사와 디지털 포렌식의 촘촘한 추적 끝에 16년 만에 체포됐다. 하지만 지독한 시간의 장난도 이어졌다. 살인죄에만 영원히 적용되는 법의 칼날 앞에서, 시신 은닉에 대한 죄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결국 법원은 징역 14년과 마약 투약 2년 6개월의 형을 선고했다.
냉정함을 잃은 가족애, 한계에 부딪힌 수사,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을 향한 멈추지 않는 추적의 가치. 이 사건은 과학수사의 집요함과 사회 제도의 허술함을 알리는 동시에, 억울한 피해자의 목소리가 결코 완전히 묻혀지지 않는다는 경고처럼 남았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7월 5일 ‘옥탑방의 비밀 - 거제 시멘트 암매장 살인 사건’을 통해 이 잔혹한 16년의 여정을 서사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