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안나경 침묵 끝에 흐른 눈물”…비하인드, 청년의 잊혀진 상처→스튜디오 숨죽인 공감
어둠이 내려앉은 작은 원룸, 천장에 다다를 듯 쌓여가는 쓰레기 더미. 아무도 모르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2030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이 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를 통해 처음 드러났다. 이상엽과 안나경은 스튜디오에 마주 앉아, 잔혹하게 펼쳐진 청년들의 현실 앞에서 좀처럼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조용히 눈물을 삼켰다. 부드럽게 열리던 장면은 곧 무게 있는 침묵과 깊어진 시선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이 건네는 묵직한 감정은 화면 너머의 시청자 마음에도 느리게 스며들었다.
첫 방송에서 ‘비하인드’ 제작진은 최근 폭증한 2030 세대 쓰레기 집 문제를 밀착 조명했다. 제보를 통해 공개된 공간엔 배달 용기와 음식물 찌꺼기가 켜켜이 쌓여갔고, 33살 아름 씨의 일상은 공간을 가득 채운 쓰레기 산 속에서 멈춘 채 흘러갔다. 한때는 평범했던 청년들이 각자의 상처와 사연 때문에 정리를 멈췄고, 웹툰 작가와 공대생 등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이들 모두 숨겨진 그늘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현장을 지켜본 청소 업체 관계자는 “젊은 층의 청소 의뢰가 크게 늘었다”고 말하며, 변화하는 사회의 단면을 드러냈다.

프로그램은 불필요한 자극 대신, 쓰레기 집 안에 갇힌 이들의 마음과 사연에 천천히 다가섰다. 왜 치우지 않는지, 어떻게 하루를 이어나가는지 그들의 일상 속으로 동행하며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 청년들마다 이유는 달랐지만, 어디에도 기댈 곳 없던 외로움과 무기력, 사회에서 멀어진 채 살아갈 수밖에 없던 사정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내레이션을 맡은 이상엽과 안나경의 감정 역시 고스란히 전달됐다. 녹음 현장 곳곳에서는 두 사람의 붉어진 눈시울과 제작진의 무거운 숨조차 화면 밖으로 번졌다.
이어서 가족 내에 감춰졌던 비극적 사건이 조심스레 펼쳐졌다. 2023년 5월, 집안 화장실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진 아내를 발견한 남편이 곧장 테니스장으로 향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손쓸 틈도 없이 중태에 빠진 아내를 두고 시간이 흘렀고, 2년째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의 곁을 딸이 포기한 생업 대신 지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현장 곳곳엔 엄마의 삶과 가족의 진실이 숨겨져 있었고, 드러나는 기록과 흔적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복잡한 여운을 남겼다. 딸은 끝내 아버지와 마주하며 가족의 진실에 한 발 더 가까워졌고, 그날에 얽힌 섬뜩한 의문이 깊어졌다.
방송 말미, 이상엽과 안나경의 깊이 있는 목소리와 섬세한 공감은 스튜디오에 잔잔한 파문을 남겼다. 감춰진 현실의 이면에 한발 다가선 이들의 내레이션이 시청자들에게 조용히 삶의 의미를 되묻는 한편, 여전히 숨겨진 상처와 고독의 그림자가 존재함을 환기시켰다. 오늘 밤 10시 40분, 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 첫 회에서 그 모두의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