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블루노트, 이름 뒤엉킨 파도”…김동완·황승언, 운명적 여름→사랑의 미로 눈빛
여름 햇살을 닮은 바다가 펼쳐진 오키나와, 영화 ‘오키나와 블루노트’ 속에서는 마주친 두 사람의 이름이 낯선 이국의 풍경과 얽히며 운명에 파문을 만든다. 김동완과 황승언이 각기 다른 색의 정민으로 분해, 이름 하나를 사이에 둔 오해와 기대, 그 끝에 닿는 미묘한 감정선을 서정적으로 풀어낸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백과 망설임, 같은 이름을 가진 남녀의 여름 이야기가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영화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정민이 몸과 마음의 고단함을 안고 오키나와로 요양을 떠나며 시작한다. 하지만 자신이 예약한 렌터카와 숙소가 낯선 누군가에게 빼앗겨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주인공은 바로 웹툰 작가이자 오래된 짝사랑의 고백을 위해 여행을 결심한 여자 김정민이다. 우연처럼 다가온 동명이인과의 만남은 작은 실수와 오해에서 시작해 예상치 못한 동행으로 이어진다. 소설가와 웹툰 작가로 각자만의 목적과 리듬을 가진 두 사람은 인터뷰를 명분 삼아 함께 오키나와 곳곳을 누빈다.

황승언이 연기하는 여정민은 바다처럼 열정적이고 진솔하며, 사랑을 향한 고백의 진심을 숨기지 못한다. 반면 김동완이 맡은 남정민은 절제된 정서와 현실의 무게를 견디는 인물이나, 여정민의 뜨거움 앞에서 조금씩 흔들린다. 반복되는 착오, 엇갈린 마음,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거리 속에서 관객들은 운명과 우연, 사랑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조성규 감독은 두 사람의 실수와 충돌, 그리고 화해의 과정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이름이라는 우연이 불러일으킨 사건의 연속을 통해 낯선 곳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정수를 그려냈다. 오키나와의 푸른 바닷빛과 투명한 햇살은 두 사람의 변화무쌍한 감정에 맑은 색채를 입힌다. 임박한 고백, 실패와 기대가 함께 올라오는 풍경 속에서 두 정민은 어느덧 서로에 대한 이해와 위안을 찾아간다.
영화는 로맨스의 공식을 따르기보다, 두 인물이 느끼는 잔잔한 외로움과 그 속에서 길어 올린 따뜻함에 집중한다. 각자의 상처와 숨은 진심이 작은 오해와 충돌 속에 스며들며, 기적보다 현실 가까이에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의 질감을 남긴다. 김동완과 황승언은 서로 대비되는 두 정민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오키나와의 바람과 파도 소리까지도 이야기의 하나로 끌어안았다.
조성규 감독의 각본과 연출 아래 펼쳐지는 ‘오키나와 블루노트’는 익숙했던 로맨스의 풍경을 낯선 시선으로 환기시키며, 이름이 부르는 관계의 깊이를 잔잔하게 되묻는다. 2025년 7월 23일 개봉을 앞둔 이 영화는 김동완과 황승언의 연기가 더해져 한여름 오키나와의 깊고 푸른 정서를 진하게 그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