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좌 완등 신화”…故김홍빈, 도전의 서사 평전 출간→스포츠영웅 영예 재조명
험준한 히말라야 능선 위에서 모든 한계를 뛰어넘었던 김홍빈의 삶이 한 권의 평전으로 세상에 다시 그려졌다. 장애에도 좌절하지 않고 정상에 오르려는 집념, 그리고 동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은 수많은 등반 기록과 함께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의 발자국은 도전하는 자의 희망, 그리고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남겨질 유산으로 남았다.
대한체육회는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고 김홍빈을 기리며 평전 ‘도전과 나눔의 희망 전도사 김홍빈’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평전에는 2021년 체육회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된 김홍빈의 도전적이고 치열했던 등반 기록,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와 극복의 순간들이 담겼다.

김홍빈은 1989년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서며 본격적인 산악인의 길을 걸었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 등정 도전 중 조난 사고로 열 손가락을 잃는 시련을 겪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1997년 유럽 엘부르즈, 2009년 남극 빈슨 매시프까지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올랐다. 이어 가셔브룸Ⅱ, 브로드피크 등 히말라야 8천 미터급 14개 봉우리마저 세계 장애인 최초로 등정하며 산악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
특히 그는 2021년 7월 카라코람 브로드피크 정상에 오르는 마지막 정상정복에도 성공했으나, 하산 도중 해발 7,900m 지점에서 조난을 당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그가 보여준 투혼과 헌신은 지금도 많은 산악인, 체육인, 그리고 팬들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평전은 김홍빈의 4주기를 맞이하며 산악 운동을 함께한 정후식 전 광주일보 논설주간, 문종국 선앤문등산학교장이 공동 집필했다. 평전에서 독자들은 김홍빈이 직접 적은 등반 일지와 일기, 원정대 기록물, 그리고 동료 산악인과 후원자의 목소리로 그 치열했던 생애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8부로 구성된 평전은 그의 도전과 극복, 나눔과 영감의 여정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김홍빈 영웅의 삶은 극복과 나눔, 희망의 상징으로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그의 도전 정신이 평전을 통해 널리 전파돼 미래 세대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국가적 위상을 높인 체육인을 스포츠영웅으로 선정해 평전을 발간하고 있으며, 이들의 업적을 기록하는 일에 꾸준히 힘쓰고 있다.
이번 김홍빈 평전은 전국 체육 단체와 산악회, 그리고 각지의 공공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도 스포츠영웅의 정신과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고, 스포츠의 도전과 꿈이 새로운 인재들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예우 사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직한 발걸음으로 산을 올랐던 시간, 삶의 벼랑에서 꿈을 지켰던 기억. 평전은 묻혀 있던 마음의 기록을 세상 밖으로 꺼내 놓는다. 이 책은 김홍빈의 산행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