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입성 감격”…유상철·김병지·김주성·데얀, 4인 헌액→헌사 울린 역사적 순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새긴 네 명의 전설. 팬들은 박수로 응답했고, 그들의 궤적이 담긴 감동의 장면은 오랜 시간 축구를 사랑해 온 이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비통하고도 벅찬 순간, 각 세대의 영웅은 역사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갔다.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엄숙하게 개최됐다. 헌액 대상자로 유상철, 김병지, 김주성, 데얀이 선정됐다. 이들은 선수 부문에서 한국 프로축구 발전에 남다른 흔적을 남긴 인물들이다. 선정 과정에는 선정위원회, 구단 대표, 미디어, 팬 투표가 고루 반영돼 시민들의 응원도 함께했다.

유상철은 현대 호랑이에서 1994년 첫선을 보이며 수비, 미드필더, 공격을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로 뛰었다. K리그에서 144경기 38골 9도움이라는 기록뿐 아니라, 1998년 득점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암 투병 끝에 2021년 세상을 떠났으나, 헌액식에서는 아들 유선우 씨가 단상에 올라 “아버지를 사랑한 모든 분께 이 상을 바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호남 K리그 어시스트 이사는 “유상철은 한국 축구에 가장 큰 영감이 된 선수였다”고 밝혔다.
김주성은 대우 로얄즈에서 1987년 데뷔해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미드필더, 공격수, 수비수 모두 베스트11에 오른 특별한 이력을 남겼다. K리그 255경기 35골 17도움에, 1997년에는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누렸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그를 “한국 축구의 얼굴”이라 칭하며 칭송했다. 김주성 역시 “K리그에 몸담았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며 진한 감회를 드러냈다.
총 708경기를 소화한 김병지는 무실점 경기도 229차례에 달한다. 자기관리와 성실함을 자양분으로 살아온 ‘철인 골키퍼’의 커리어는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김병지는 “K리그 발전에 더 힘을 보태겠다”고 남다른 책임감을 전했다. 추천인 현영민 위원은 “명예의 전당에 걸맞은 인물”이라고 평했다.
현역 생활 12년 동안 198골 48도움을 기록한 데얀은 외국인 선수 최초로 헌액돼 또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서울, 수원 삼성, 대구FC 등에서 보여준 집념의 플레이에 대해 이동국 용인FC 테크니컬디렉터는 “데얀의 기록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얀 역시 “한국 팬과 동료, 가족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며 감격을 표했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단순한 시상이 아닌, 세대를 아우르는 축구 유산의 전승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각계 인사들은 헌액식을 통해 인물들의 기록과 정신이 한국 축구의 미래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염원을 함께 나눴다.
조심스럽게 남긴 축구계 선후배들의 한마디,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한 팬들의 응원은 오늘 헌액식의 시간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K리그의 자긍심과 유산을 되새긴 기록적인 순간, 명예의 전당은 다음 헌액식에서 또다시 새로운 이름을 써내려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