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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가을 고온에 비염 급증”…지르텍, 약국 판매 두 달 연속↑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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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환절기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어나면서 항히스타민 대표 브랜드 지르텍의 약국 판매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록적 고온과 잦은 강수로 실내 알레르기 유발 물질 노출 환경이 강화된 가운데, 일반의약품 시장에서는 계절·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 패턴이 재확인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기후 변화에 따른 알레르기 질환 상시화와 OTC 브랜드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은 알레르기 치료제 지르텍의 올해 9월과 10월 약국 판매 실적이 두 달 연속 상승했다고 27일 밝혔다. 의약품 리서치 플랫폼 케어인사이트가 POS 시스템이 설치된 전국 459개 약국의 일반의약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르텍의 9월 판매 횟수는 5588회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57.7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판매순위도 25계단 상승해 21위를 기록했다. 10월에는 판매순위가 18위까지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지르텍은 성분명 세티리진염산염 기반의 2세대 항히스타민 일반의약품으로, 꽃가루와 집먼지 진드기 등 여러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의해 나타나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완화에 사용된다. 기존 1세대 항히스타민보다 중추신경계 침투를 줄여 졸림 부작용을 낮춘 계열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항히스타민제 시장에서 28년 연속 판매 1위를 유지 중인 브랜드다.  

 

올해 가을 알레르기약 수요 증가는 기후 데이터와도 맞물려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9·10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9월 전국 평균기온은 23.0도로 평년보다 2.5도 높아 기록적 9월 고온 양상을 보였다.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릴 정도로 강수일수도 많았다. 10월 역시 전국 평균기온이 16.6도로 평년보다 2.3도 높아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10월로 집계됐으며, 강수량과 강수일수도 모두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온도가 평년보다 높고 비가 잦으면 실내 습도가 상승하면서 환기가 줄어들기 쉽다. 이 환경에서는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실내 부유물질 등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축적되기 쉬워 비염, 코막힘, 재채기 증상이 악화한다. 여기에 가을철 꽃가루와 건조한 대기까지 겹치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계절적 피크를 맞게 된다. 지오영은 이러한 환경 변화가 항히스타민제를 찾는 약국 내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에서는 계절성과 만성 질환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봄·가을 꽃가루 시즌뿐 아니라, 미세먼지, 실내 공기질 악화, 난방 가동 증가 등 연중 다양한 요인이 알레르기 증상을 자극하면서 상시 복용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약국에서 바로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 형태의 항히스타민제는 병원 방문 없이도 증상을 관리하려는 소비자에게 선택폭을 넓혀주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지오영은 2023년부터 지르텍에 대해 유통, 광고, 영업, 마케팅을 통합 관리하는 토털마케팅 전략을 가동 중이다. 단순 물류 공급을 넘어 브랜드 전략 수립, 소비자 대상 커뮤니케이션, 약국 중심 판촉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국내 일반의약품 유통사 가운데 이러한 통합 마케팅 체계를 구축한 곳은 지오영이 유일하다. 회사 측은 이 전략이 계절적 수요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약국과 소비자 접점을 세분화해 관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OTC 시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약국 내 진열 전략, 약사 상담 경험이 제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토털마케팅은 이 전 과정을 데이터에 기반해 관리하면서, 기후·계절 이슈와 연계한 프로모션, 약사 교육, 디지털 콘텐츠를 동시에 기획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처방약뿐 아니라 일반의약품 포트폴리오에서도 통합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유통사가 유사한 접근을 도입한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조선혜 지오영 회장은 지르텍 판매 증가에 대해 계절적 요인과 함께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브랜드 경쟁력 강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와 약국이 신뢰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기후 변화와 생활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으로 꼽힌다. 온난화, 대기오염, 실내 생활 증가가 맞물리면서 알레르기약 시장은 구조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계는 계절성 이슈를 넘어,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과 통합 마케팅 역량을 갖춘 브랜드가 향후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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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텍#지오영#알레르기성비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