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만루포 환호”…샌프란시스코, 다저스전 연장승→포스트시즌 희망
연장 10회말,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의 숨결이 멈춘 듯한 고요가 패트릭 베일리의 한 방에 무너졌다. 1사 3루의 살얼음판 상황, 이정후가 침착하게 볼넷으로 걸어나간 직후 만루가 완성됐다. 이어진 타석에서 패트릭 베일리가 날카롭게 휘두른 배트 끝에 공이 뜨거운 좌중간 담장을 넘어서자, 만원 관중의 함성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랜드슬램의 아찔한 순간, ‘가을 야구’를 향한 샌프란시스코의 희망이 다시 살아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다저스와의 홈 3연전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 5-1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두 팀은 꽉 조인 텐션 속에 1-1로 맞서며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다저스는 5연승에 도전했으나 샌프란시스코의 집요한 수비와 결정적 집중력 앞에 추가 득점을 내지 못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중견수 이정후는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69에서 0.267로 소폭 하락하며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반면 다저스의 김혜성은 결장했다. 연장 10회 한 점이 절실한 순간 이정후의 침착한 볼넷이 만루 상황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다저스 벤치는 케이시 슈미트에게 고의 4구를 내주며 승부수를 띄웠고, 이후 패트릭 베일리가 다저스 투수 태너 스콧의 155km 빠른 볼을 좌중간 담장 너머로 보내며 승부가 갈렸다.
이 승리로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와의 올 시즌 상대 전적 3승 4패를 기록했다. 전체 성적은 75승 7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굳혔고 와일드카드 3위 메츠(76승 72패)에 0.5경기 차로 추격하는 모양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손끝에서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상대 다저스는 5연승 행진이 멈추며 82승 65패로 지구 선두지만 샌디에이고에 2.5경기 앞서 있을 뿐이다.
MLB 포스트시즌에는 각 지구 우승팀 3개와 와일드카드 상위 3개팀이 진출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이날 극적인 승리로, 잔여 일정에 따라 ‘가을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관중석의 환호는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14일 다시 맞붙으며, 시리즈 2차전에서 가을 야구 진출을 향한 긴장감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