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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7시간 지옥의 진실”…윤여준 비극, 충격적 지배→끝내 밝혀진 심리의 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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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7시간 지옥의 진실”…윤여준 비극, 충격적 지배→끝내 밝혀진 심리의 파멸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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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찢는 오열과 함께 시작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시청자를 심연으로 이끌었다. 밝은 일상을 살아가던 가정 뒤에 잠복해 있던 16년의 그림자. 윤여준 군을 둘러싼 기묘한 조종과 잔혹한 악순환은 ‘사랑’이라는 말로 위장된 통제의 민낯을 드러냈다. 방송은 부모의 손에 스러진 아들의 참혹한 운명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평범한 이웃과의 인연이 어떻게 오랜 세월 한 가족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었는지 숙여 이야기했다.

 

사건의 시작은 17세 소년의 비극적 죽음이었다. 윤여준 군의 온몸에 남겨진 멍과 결박 흔적,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상처는 단순한 훈육의 그릇을 이미 벗어난 잔혹성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7시간에 걸쳐 치밀하게 가해진 학대의 정황과 준비된 도구들, 외부로부터 완벽히 차단된 공간 속 조작된 일상은 친모 안 씨가 단순히 휘둘린 인물이 아님을 예고했다. 하지만 수사와 탐사가 거듭될수록, 사건 뒤엔 ‘이모’로 불리던 앞집 이웃 홍 씨의 그림자가 점차 진해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홍 씨는 오랜 기간 두 자녀 양육에 깊이 개입했고, 이번 사건에는 통화와 메시지로 학대를 직접적으로 부추긴 정황까지 밝혀졌다. “본성이 진짜 못된 놈이거든” “주둥이 막고 묶어라” 등 구체적이고도 잔인한 지시가 녹음과 문자로 포착돼, 그녀의 영향력과 책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실제로 홍 씨의 이런 명령은 윤여준 군이 평소 모범적이고 따뜻한 학생이었다는 학교와 이웃의 증언과는 극명하게 대비됐다. 아이를 악마화함으로써 가해자의 죄책감을 무디게 만드는 ‘가스라이팅’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두 여성의 관계를 전형적인 공유정신증, 즉 한 쪽의 심리적 종속이 극단적으로 악화된 사례로 규정했다. 안 씨는 이미 경제적으로도 홍 씨에게 예속돼 있었고, 정신적으로도 ‘모든 판단을 대신하는 존재’에 전적으로 기댄 채 현실을 왜곡해 받아들였다. 이러한 지배 구조는 안 씨가 자신의 아들에게 가한 폭력을 합리화하게 만들었고, 결국 소년의 생명을 빼앗는 파국으로 나아갔다.

 

윤여준 군 사건은 단순한 가정폭력을 넘어 가스라이팅, 심리 조종, 경제적 학대까지 교묘하게 얽힌 복합적 비극 그 자체였다. 사회복지망의 실효성 부재, 위기 신호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교육 및 의료현장의 안이함까지 방송은 촘촘히 조명했다. 법적 차원의 처벌근거가 미비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신적 장악을 행사한 홍 씨에 대한 공동정범 적용 논의도 이어졌다.

 

방송의 끝은 남겨진 여동생에 대한 사회적 책임으로 향한다. 보호자마저 잃고 심리적 외상 속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아동이 직면한 현실. 여동생을 비롯해 또 다른 ‘윤여준’이 탄생하지 않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 확립의 필요성에 무게를 두게 만든다. 

 

끈질긴 탐사와 취재 끝에 세상에 꺼내진 한 가정의 파국은 시청자들에게 숙연한 울림을 남겼다. 표면 아래 도사린 집단심리의 함정,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의 실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성찰이 더욱 중요함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번 비극을 다룬 심층 취재를 통해, 가족 내부의 멈추지 않는 고통과, 이웃이라는 이름의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전하며 깊은 공감대를 자아냈다. ‘팔도가인’ 대전편에 이어 7화는 오는 23일 오후 4시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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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윤여준#가스라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