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제마진 회복에 75% 급등…S-Oil, 샤힌 프로젝트 기대에 정유·배당주 재평가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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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회복과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되면서 S-Oil 주가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7만 원대 중반에서 9만 원선에 근접하는 구간까지 올라서며 정유·배당 관련주로 재조명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정제마진 강세와 샤힌 프로젝트 진척, 목표주가 상향이 겹친 결과로 분석하며, 향후 정제마진 유지 여부가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19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S-Oil은 장중 89,700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4.67% 오르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종가는 5만1,200원 수준에서 8만9,000원대까지 약 75% 상승했고, 한 달 구간만 보면 6만7,500원에서 8만9,500원 수준으로 30% 이상 반등했다. 같은 기간 저가는 6만5,000원, 고가는 9만 원으로 2만4,000원가량의 넓은 범위에서 등락했고, 일별 등락률 표준편차는 3%대 중반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다.

S-Oil[01095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S-Oil[01095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기술적 흐름도 단기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11월 19일 기준 5일 이동평균선은 8만7,000원 안팎, 20일선은 7만8,000원대, 60일선은 6만7,000원대에 위치해 주가가 주요 단기·중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했다. 7만 원대 초반이 6개월 누적 구간에서 주요 저점으로 확인된 반면, 9만 원대 초반은 단기 이익 실현 물량이 대기하는 부담 구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제마진 회복과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하락·조정 국면을 마무리하고 우상향 추세로 전환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6거래일(11월 11~18일) 동안 외국인은 약 36만 주를 순매수하며 5거래일 연속 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기관도 약 56만 주를 사들이며 수급의 중심축으로 자리했고, 개인 투자자는 차익 실현에 나서는 구조가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설 때마다 주가는 8만 원 초반에서 8만 원 후반으로 단계적으로 레벨업되는 패턴을 보여, 수급 우위가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동일 업종 내 상대 성과도 양호하다. 최근 등락률 기준 S-Oil 수익률 4.67%는 SK이노베이션 0.78%, GS 2.72%를 상회하고 SK -0.38%, HD현대 -3.22% 대비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10조 원 수준으로 코스피 60위권에 위치해 정유·석유화학 업종 내 중대형주로 분류된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76.53%에 달해 SK이노베이션 12.86%, SK 26.32%, HD현대 25.24%, GS 16.42%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장기 외국인 자금이 선호하는 대표 정유주 위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단기 부담과 장기 옵션이 공존한다. 최근 분기 기준 S-Oil의 영업이익은 -3,440억 원, 당기순이익은 -668억 원으로 정유 업황 부진과 석유화학 부문 적자가 실적을 제약했다. 영업이익 증가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496%대, -5%대로 동종 업종 평균을 밑돌며,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이익 둔화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모습이다. 그럼에도 연간 기준 매출은 2024년 추정치 36조 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2025년 이후 소폭이나마 흑자 기조 회복이 예상되면서 ROE와 순이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밸류에이션 지표는 실적 변동성 탓에 다소 왜곡돼 있다. 2024년 기준에는 적자 영향으로 PER 비교가 어렵지만, PBR은 과거 0.7~0.8배 수준에서 형성돼 왔고 2025년 이후 예상치 기준으로는 1배 안팎까지 상향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PBR 1.14배는 SK 0.73배, GS 0.86배보다 높고 HD현대 1.14배와 유사해, 업종 내에서는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존재한다. 배당수익률은 0.14% 수준으로, 최근 실적 부진과 이익 변동성 영향으로 단기 배당 매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제마진 회복과 이익 안정화가 진행될 경우 배당 성향이 다시 부각될 수 있어 중장기 배당 여력은 여전히 투자자 관심권에 머물러 있다.

 

재무 건전성은 다소 악화된 모습이다. 부채비율은 2022년 131%에서 2024년 180% 수준으로 상승했고, 당좌비율도 50% 안팎에서 40% 초반대로 낮아졌다. 다만 유보율이 2,800%대에 달해 과거 이익 누적분을 바탕으로 자본 완충력이 확보돼 있다는 점은 방어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부채비율 상승과 수익성 둔화로 재무 레버리지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대형 정유사가 지닌 현금창출력과 높은 유보 수준을 감안할 때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병존한다.

 

이번 상승장의 직접적인 촉매는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다. S-Oil은 3분기 매출 약 8조4,000억 원, 영업이익 2,292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모두에서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정유 부문이 2분기 대비 5,000억 원대 실적 개선을 이루었고, 윤활유 부문도 견조한 마진을 유지해 전체 수익성 회복을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는 정유 부문 적자 국면이 일단 마무리됐고 정제마진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이익과 배당의 하방이 상당 부분 완충됐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한다.

 

정제마진 흐름 역시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초 배럴당 5달러 수준에서 10월 들어 10달러 중반까지 상승하며 최근 2년 중 높은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젤 등 중간유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러시아·중동 지역 정유시설 가동 차질과 글로벌 정유 설비 증설 제한이 겹치면서 제품 가격과 원유 가격의 스프레드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정제마진 강세를 일시적인 급등이 아닌 구조적인 타이트 수급의 결과로 보고, 2026년까지 정유 업황이 우호적인 사이클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목표주가 상향과 밸류 재평가 스토리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메리츠증권은 S-Oil 목표주가를 9만 원으로 높이면서 정제마진 강세와 샤힌 프로젝트에 따른 장기 성장 옵션을 강조했고, 현대차증권도 3분기 흑자 전환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8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네이버 증권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3.94점이며, 목표주가는 93,529원 수준이다. 현 주가 8만9,000원대와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약 4% 안팎으로 크지 않지만, 정제마진과 샤힌 프로젝트 수익성이 기대치를 웃돌 경우 추가 상향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은 여전히 구조적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3분기 석화 부문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스프레드 약세 영향으로 1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해 손실 기조가 이어졌다. 중국 업체들의 증설로 납사분해설비 중심 국내 석화업체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정부와 업계가 설비 감산과 구조조정을 논의할 정도로 업황이 약화돼 있다. 석화 사업 적자는 S-Oil 전체 실적에 부담을 주는 동시에 향후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샤힌 프로젝트 수익성 검증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어, 관련 뉴스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S-Oil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 핵심에는 샤힌 프로젝트가 자리한다. 울산에 건설 중인 9조 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180만 톤 수준의 에틸렌 등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공정 진척률이 85%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가 석화 업황 부진에도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기에 공격적 증설이 추가 출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와, 원가·규모 경쟁력을 앞세운 선제적 투자라는 긍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정유와 석화 가치사슬이 강화되며 이익 구조 다변화와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 주가에는 장기 성장 옵션과 함께 일정 수준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동시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섹터·테마 측면에서 S-Oil은 대표적인 정유·에너지·유가 관련주로 분류된다. 글로벌 유가와 정제마진, 중동산 원유 스프레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동절기 난방유 수요, 러시아산 원유 제재, OPEC 플러스 감산 여부 등 글로벌 변수도 실적과 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석유화학·화학주 테마에도 포함되며, 사우디 아람코가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중동 오일머니·산유국 투자 테마의 핵심 종목으로도 거론된다. 과거부터 이어진 정기 배당과 높은 배당 성향 덕분에 배당주 성격도 강해, 정제마진 사이클과 배당 투자를 동시에 고려하는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다.

 

동일 업종 내 비교에서 S-Oil의 강점으로는 높은 외국인 지분율과 정제마진 회복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샤힌 프로젝트 기반 장기 성장성이 꼽힌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 적자, 부채비율 상승, 변동성이 큰 실적 구조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영업이익률, ROE, 밸류에이션을 종합하면 현재 주가는 업황 회복 기대와 샤힌 프로젝트 가치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면서도, 석화 부진과 재무 레버리지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할인 요인으로 반영하는 구조라는 평가가 많다. 향후 정제마진과 샤힌 수익성에 관한 뉴스 흐름이 S-Oil 밸류 재평가 방향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관전 포인트는 정제마진 강세 지속 여부와 외국인·기관 수급 유지 여부다. 주가 레벨로는 8만2,000~8만5,000원 구간이 최근 조정 시 지지력을 확인한 구간으로, 이 범위가 유지되면 9만 원대 초반 재차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반대로 8만 원선이 하향 이탈될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물량과 정제마진 약세 우려가 겹치며 7만 원대 후반까지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기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샤힌 공정률 진척, 2025년 이익 전망 조정 방향,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 사이클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정제마진 정상화와 석화 부진 장기화에 따라 7만 원대 중후반 박스권 흐름이,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정제마진 강세와 샤힌 수익성 기대 상향 시 9만 원대 중후반까지 밴드 상단 확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정제마진과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러시아·중동 정세, OPEC 플러스 감산 정책,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 변화는 S-Oil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샤힌 프로젝트 투자 규모 확대, 환경 규제 강화 등도 중장기적으로 이익 변동성과 재무 레버리지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단기 테마성 수급과 외부 변수에 따른 급등·급락 가능성을 감안해, 정제마진 추이와 실적 컨센서스 변화, 샤힌 프로젝트 관련 뉴스 흐름을 점검하며 분할 접근하는 보수적 전략이 요구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국과 업계는 글로벌 수요와 유가 흐름을 주시하며 정유·석유화학 업황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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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샤힌프로젝트#정제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