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FIVB 권고에 흔들린 컵대회”…여수·NH농협컵, 외국인 선수 제외→국내 무대만 집중
스포츠

“FIVB 권고에 흔들린 컵대회”…여수·NH농협컵, 외국인 선수 제외→국내 무대만 집중

김서준 기자
입력

여수 진남체육관의 공기는 어느 때보다 낯설었다. 농구대회장의 열기를 기대하던 관중들 앞에 외국인 선수의 이름이 빠진 출전 명단이 공개됐다. 2025 여수·NH농협컵은 국제배구연맹의 권고로 인해 레오, 디미트로프 등 굵직한 외인 거포 없이 국내 선수진만이 누빌 무대가 됐다.

 

한국배구연맹과 구단들이 13일 밝힌 바에 따르면, 국제배구연맹은 최근 공식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컵대회 출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쿠바 출신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와 몽골 아시아쿼터 바야르사이한을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OK저축은행 역시 디미타르 디미트로프와 트렌트 오데이를 이름에서 지웠다.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여수·NH농협컵, FIVB 권고에 국내 선수만 뛴다 / 연합뉴스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여수·NH농협컵, FIVB 권고에 국내 선수만 뛴다 / 연합뉴스

현대캐피탈의 고민은 깊어졌다. 레오와 바야르사이한을 공격의 핵심으로 낙점하고 준비해온 상황에서, 국내 선수만으로 라인업을 짜야 하는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허수봉, 신호진 등 주력 선수들은 이미 2025 세계선수권대회 대표로도 차출된 터라, 구단의 계획된 전력 운용에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결정에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FIVB는 더 나아가, 외국인 선수 출전 강행 시 다음 시즌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제한까지 경고했다. 배구연맹 역시 3주 휴식 규정에 따라 V리그 개막일을 10월에서 3월로 연기했다. 세계선수권 일정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지만, 컵대회 개최 자체에도 불이익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컵대회는 정규리그가 아닌 특별 이벤트라는 점이 유지됐으나, 외인 자원의 부재라는 현실이 남았다. 각 팀은 국내 선수만으로 남은 시즌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룰 변경 속에서도, 선수들은 새로운 주전 경쟁과 팀 조직 완성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시즌 전초전이 예상과 달리 조용하게 흘러가는 진남체육관. 팬들은 다소 상실된 분위기 속에서도 익숙한 국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V리그 정상 경쟁의 서막은 마침내 완전히 새로운 조합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2025 여수·NH농협컵은 모두 국내 선수로만 치러지며, 각 구단의 변화와 적응 과정을 현장 팬들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여수nh농협컵#fivb#현대캐피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