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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는 기존과 다르다”…히타치에너지, 각국 전력 규제 필요성 경고에 파장
국제

“AI 전력 수요는 기존과 다르다”…히타치에너지, 각국 전력 규제 필요성 경고에 파장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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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4일, 세계 최대 변압기 제조사 히타치에너지(Hitachi Energy)의 안드레아스 쉬렌벡(Andreas Schierenbeck) CEO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가 국가 전력망 안정성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쉬렌벡 CEO는 각국 정부에 빅테크 기업의 AI 훈련용 전력 사용에 대한 제한적 규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에너지 정책과 규제 논의가 유럽발로 본격화될 분위기다.

 

쉬렌벡 CEO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기존 사무용 데이터센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며, 특히 AI 알고리즘 학습 중에는 전력 사용량이 일시적으로 평소의 10배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련소나 대형 산업시설이 전력회사로부터 별도 허가를 받듯, 데이터센터도 유사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순 총 전력 소비량뿐만 아니라, 순간적인 피크 수요 변동성 문제까지 공론화됐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히타치에너지 "정부 규제 필요" 경고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히타치에너지 "정부 규제 필요" 경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보고서를 통해 2030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945T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한국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의 1.6배가 넘는 수치로, AI와 디지털 인프라 확장 가속이 에너지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부담을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허가를 이미 제한하는 조치에 들어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아일랜드 정부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의 안전과 안정적 공급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언급했다.

 

AI 산업 육성과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는 각국의 조치에 대해 글로벌 경제계와 언론은 엇갈린 반응이다. 뉴욕타임스는 “AI 시대, 국가별 에너지 정책이 새로운 경쟁력 변수로 부상했다”고 평가했고, BBC는 “데이터센터 규제가 기술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유럽 IT업계 우려를 전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향후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발전 확충과 더불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 신설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이슈가 산업, 에너지, IT, 금융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을 두고 각국 정부와 업계의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경고의 실질적 규제 도입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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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에너지#ai데이터센터#국제에너지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