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3회 불출석’ 공방”…한학자 통일교 총재, 17~18일 자진 출석 시사
특검 소환조사 요구를 두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면 충돌했다. 한 총재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세 차례나 출석 통보를 거부했으나, 17일 또는 18일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며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잇단 불출석 의사 통지에 특검팀은 압박 수위를 높였고, 향후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특검팀은 9월 14일 언론 공지를 통해 “15일 소환조사 예정이던 한 총재가 변호인을 통해 건강상의 사유로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 총재 변호인단은 “한 총재가 아직 시술 후 회복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17일이나 18일 자진 출석하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총재는 지난 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측은 “11일 부정맥이 재발했다”며 “의료기록을 특검에 제출하고 짧은 회복 기간만이라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불출석은 거부가 아니라며, 자진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의 소환 요구와 불출석 사유 제출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1일 한 총재에게 8일 출석을 최초로 통보했지만, 건강 문제로 응하지 않았다. 이어 11일 재통보 때에도 산소포화도가 정상 이하라며 불응했다. 이처럼 소환 직전 불출석 의사를 반복하자, 특검팀은 “3회 소환 불응 처리 및 향후 대책 검토”라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다만 한 총재 측이 구체적 출석 날짜를 제시하며 자진 출석을 명시적으로 약속하자, 특검은 일단 진정성을 지켜보겠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실제로 형사소송법상 출석 요구 불이행 때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경우 체포영장 청구가 가능하다.
한편,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7월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즉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전례가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첫 번째 통보에 건강 문제를 들었고, 두 번째엔 별도의 사유 없이 응하지 않았다.
한학자 총재는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같은 해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금품을 건네며 교단 현안 청탁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관련자 공소장에는 한 총재가 ‘정교일치’ 이념 실현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접근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한 총재와 통일교 측은 “해당 행위는 윤씨의 일탈이며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특검팀과 한 총재 측은 세 번째 출석 공방으로 첨예하게 맞섰다. 정치권은 특검의 압박이 실제 체포영장 청구로 이어질지, 한 총재의 자진 출석이 국면 전환을 불러올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약속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필요 시 강제수사 전환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