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동물대체시험 국제 논의의 장”…식약처, 2027년 WC14 한국 유치 선언
IT/바이오

“동물대체시험 국제 논의의 장”…식약처, 2027년 WC14 한국 유치 선언

이소민 기자
입력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이 글로벌 생명과학 연구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2027년 8월 개최 예정인 ‘제14차 생명과학 분야 동물 실험과 대체에 대한 국제 회의’(WC14)의 한국 유치 확정 사실을 15일 공식화했다. 이번 유치는 OECD 등 주요 국제기구, 각국 규제기관, 산업계가 집결해 동물 실험의 사용 최소화(Reduction), 개선(Refinement), 대체(Replacement)의 글로벌 전략을 논의하는 최대급 네트워킹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WC13 공식 세션에서 WC14의 2027년 8월 15~19일 서울 개최가 확정되며, 아시아에서는 20년 만에 개최되는 회의다.

 

동물대체시험법은 동물 대신 세포배양, 오가노이드(organoid, 줄기세포로 조직 기능을 모사한 미니장기), 인체모사칩 등 첨단 바이오기술을 활용해 안전성·효능 평가를 수행하는 기술이다. 기존 동물실험 대비 과학적 타당성과 윤리성, 데이터 신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식약처는 이미 OECD 시험 가이드라인에 4건, ISO 국제표준에 1건의 자체 개발시험법을 등재하며 글로벌 규제 조화에 앞장선 바 있다. 특히 오가노이드 기반 대체시험법 등 국내 연구 현황이 이번 회의에서 별도 세션으로 소개돼 한국의 첨단 바이오 역량이 평가받을 전망이다.

동물대체시험법은 의약품 개발, 화장품·고위험 화학제품의 독성평가, 환경 및 식품 분야 등에 적용될 수 있다. 신약 전임상 평가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윤리 기준 및 국제 규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EU, 미국 등 선진국은 동물실험 제한을 강화하는 추세로, 대체시험법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분석한다. 국내 업계도 식약처 주도의 국제 행사 유치를 계기로 인증 체계와 기술 상용화 로드맵 수립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무대에서는 대체시험법 도입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이미 국가 차원의 R&D와 규제 개선을 병행한다. 이번 WC14는 한국이 국제 표준 개발과 규제 협력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술과 연구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고, 과학적·인도주의적 시험법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학계와 산업계는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만큼, 국내 첨단 바이오 연구의 글로벌 위상 제고 및 국제 인증 체계 진입 본격화에 방점이 찍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동물대체시험 강화가 바이오·제약 전 주기의 혁신 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며 실효적 정책 지원을 주문했다. 산업계는 2027년 WC14 성공 개최가 시장 진입장벽 해소와 기술 상용화 촉진의 관문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이소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wc14#동물대체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