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영업이익 9조2,129억 돌파”…SK하이닉스, HBM 판매 호조에 사상 최대 실적
SK하이닉스가 2024년 2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9조2,129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글로벌 AI 투자 수요가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 기술 진전에 힘입은 결과로,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4일 공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2조2,3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68.5% 늘어나 9조2,129억 원에 달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9조366억 원)를 1.95% 웃도는 수치다. 순이익은 6조9,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전 분기(42%) 수준의 높은 수익성이 유지됐다.

특히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23년 4분기 기록(8조828억 원)을 넘어섰으며, 동기간 분석된 삼성전자(4조6,000억 원) 대비 2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로써 2분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확산에 따라 주요 글로벌 IT기업의 메모리 구매가 꾸준히 늘면서 D램·낸드플래시(낸드) 모두 출하량이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진단한다. 특히 HBM3E 12단 제품의 양산 본격화와 함께 서버, AI용 신제품 출시가 실적 견인을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낸드 역시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응용 분야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2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7조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7,000억 원 증가했으며, 순차입금 규모는 4조1,000억 원 감소해 재무 여력도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모델 고도화·추론 데이터 증가가 장기적으로 관련 시장의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AI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은 당분간 공급 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가 6세대 HBM4와 서버용 LPDDR, 고용량 GDDR7 등 신제품 출시를 앞세워 차세대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고 상황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세트 완제품 생산 증가와 신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추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낸드 사업 부문에서는 고용량 QLC SSD와 321단 제품 포트폴리오에 집중, 수익성 중심의 운영 방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3E 판매를 전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는 목표를 내걸고, 서버·AI 등 성장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하반기부터는 서버용 LPDDR 기반 메모리 모듈 공급, AI용 GPU에 탑재하는 GDDR7 신제품 출시에 나선다. 관련 투자와 공급 체계에 선제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 위상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코퍼레이터 센터)은 “내년 수요가 확보된 HBM 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올해 일부 선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AI 생태계’에 부응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풀스택 메모리 공급사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세계적인 AI 트렌드, 공급망 및 메모리 기술 진화 흐름이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시장 대응 전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