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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맞춤형 에이전틱 AI”…LG CNS·코히어, 시장 선점 전략 강화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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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이 한국 IT 산업의 기업용 인공지능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캐나다 AI 전문 기업 코히어와 국내 디지털 혁신 기업 LG CNS가 협력해 한국어에 특화된 대형 언어모델(LLM) ‘지편’ 개발, 금융·공공·제조 분야에 적용 가능한 에이전틱 AI 풀스택 플랫폼 상용화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며, 산업별 맞춤형 AI 서비스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IT 기반 대기업과 글로벌 AI 테크 기업이 함께 시장 표준을 선점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코히어와 LG CNS는 최근 1110억 개(초대형), 70억 개(경량형) 파라미터로 구성된 한국어 특화 대형 언어모델 ‘지편’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용 에이전틱 AI 플랫폼 ‘에이전틱웍스’를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코딩 기반 개발 환경 ‘빌더’, 노코드 AI 설계 툴 ‘스튜디오’, 데이터 전처리·연동 기능 등 모듈형 아키텍처로 구성돼,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엄격한 규제 환경에서도 AI 자동화와 업무 특화 서비스를 지원한다. 특히 6개 모듈 중 ‘스튜디오’는 코히어의 핵심 기술 프레임워크 ‘노스(North)’ 기반으로 구현돼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갖췄다.

양사가 고도화한 에이전틱웍스의 실제 성과도 가시적이다. 금융권 PoC(개념증명), 대규모 고객 리뷰(VoC) 분석, 인사(채용) AI 자동화 등에서 적용됐으며, VoC 분석의 경우 1000건 리뷰 분류 시간이 기존 2일에서 40초로 단축됐다. 인사특화 AI 서비스는 대규모 채용 시 업무 생산성을 약 26% 높였다. 보안 측면에서도 온프레미스(구축형) 환경에 맞춘 데이터 내재화·프라이버시 설계를 차별화해, 금융·공공 분야 특수성을 겨냥하고 있다.

 

코히어의 아이반 장 CTO는 “LG CNS는 복잡한 규제 산업에서도 AI를 안정적으로 적용한 경험이 강점”이라며 “지편과 플랫폼 모듈에서 보안성과 데이터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한국 시장의 다양한 비즈니스 요구에 확장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임은영 LG CNS GenAI 사업담당은 “에이전틱웍스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개발부터 운영까지 AI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지원하는 기업형 플랫폼”이라며 “내년 에이전틱 플랫폼 시장 주도권 확보가 목표”라고 전했다.

 

특히 코히어 모델은 GPU(그래픽처리장치) 효율성 면에서도 차별화된다. 동일 벤치마크 성능을 글로벌 경쟁 모델(GPT 등) 대비 8분의 1 수준의 GPU만으로 구현해, 대규모 데이터 환경에서 구축·운영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미 캐나다 로열뱅크(RBC)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10만 명 이상 직원 대상 AI 서비스 내재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생성형 AI, LLM 구축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온프레미스 구축과 맞춤형 보안 기능이 기업 고객 유치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EU와 미국 등지에서는 데이터 주권(현지 저장), 산업별 맞춤 AI 인증이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코히어-LG CNS 협력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 산업 특성과 인프라에서 검증된 성공 모델을 아태지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업 맞춤형 생성형 AI, 에이전틱 플랫폼 시장에서 기술 구현 속도만큼이나 산업별 보안성, 규제 대응력, 실제 업무 생산성 개선이 주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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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_cns#코히어#에이전틱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