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보 단계 5급 격상”…홍콩 고층 아파트 대형 화재, 마마어워즈 안전 우려 확산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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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6일 오후, 홍콩(Hong Kong) 북부 타이포(Tai Po) 구역의 한 대형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13명이 숨졌다. 이번 참사는 인근 카이탁 스타디움(Kai Tak Stadium)에서 사흘 뒤 열릴 예정인 ‘2025 MAMA AWARDS’ 안전 문제와 개최 여부에까지 파장이 번지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오후 2시 50분, 타이포에 위치한 약 2000가구 규모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큰불이 나면서 단지 곳곳으로 불길이 확산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소방관 1명을 포함해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약 5000명이 거주하는 주거 단지 특성상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화재는 여러 동으로 번지며 주변 도로가 통제됐고, 자정이 가까운 시각까지도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CNN 라이브는 전했다.

유튜브 'CNN-News18'
유튜브 'CNN-News18'

홍콩 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상향했다. 5급 경보 발령은 2008년 몽콕(Mong Kok)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홍콩 당국이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한 것은 화재 규모와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타이포 화재 현장은 오는 28~29일 ‘2025 MAMA AWARDS’가 열리는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단순한 지역 사고를 넘어 대형 국제행사의 안전 문제로까지 논의가 확대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카이탁 스타디움 일대는 최근 홍콩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공연과 국제 이벤트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홍콩 관광청도 ‘마마’와 연계한 협업 상품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을 비롯한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마’ 개최 강행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인명 피해가 큰 화재가 인근에서 발생한 만큼 추모 분위기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미 상당수 아티스트와 관계자들이 홍콩에 도착한 상황에서 취소나 연기는 현실적 부담이 크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홍콩 당국과 ‘2025 MAMA AWARDS’ 주최 측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마마’에 참석하는 가수 대부분이 이미 홍콩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져, 행사 준비는 계획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향후 홍콩 정부와 주최 측이 안전 대책과 지역 정서를 어떻게 조율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지 언론과 국제 매체들도 이번 화재를 홍콩 최근 수십 년 사이 최악의 주거지 화재 중 하나로 평가하며, 건물 안전 기준과 소방 시스템 점검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홍콩은 방재 규정 강화를 약속해왔지만,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반복된 점에서 제도적 허점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 발생한 이번 화재가 홍콩 이미지와 관광 산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안전 대책 강화와 피해 지원 방안이 어떻게 마련되는지가 향후 홍콩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사회는 홍콩 당국의 화재 수습 과정과 함께, ‘2025 MAMA AWARDS’ 개최 여부와 안전 대책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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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2025마마어워즈#카이탁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