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으로 삶에 힘을 더하다”…동작구 어르신 헬스장, 노년에 찾아온 운동 일상
요즘 지역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헬스장 출입증이 작은 자랑이 됐다. 예전엔 운동시설이 낯설게만 느껴졌지만, 이젠 아침마다 운동화 끈을 매고 집을 나서는 것이 일상의 일부가 되고 있다.
서울 동작구가 마련한 ‘어르신 전용 헬스장’이 문을 열며 지역 노인들의 일상에 작지만 뚜렷한 변화가 깃들고 있다. 동작문화복지센터 1층에 자리한 이 헬스장은 65세 이상 주민들이라면 누구나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저렴한 비용(일일권 500원, 월 1만 원)으로 이용할 수 있어 “운동 시작의 부담이 낮아져 좋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개소식 이후 찾은 어르신들은 “처음에는 몸이 따라줄까 걱정이 됐지만, 요즘 여러 사람이 함께하니 기운이 난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시범 운영기간에도 여러 명이 몰리며, 정식 개소 이후 하루 평균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헬스장에는 러닝머신, 사이클 등 25대의 운동기구가 마련됐고, 전문 강사 2명이 항상 상주해 각 연령·체력에 맞는 운동법을 안내한다. 필라테스, 낙상 예방 운동 등 특화 프로그램도 별도의 비용 없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괜히 시간 보내는 곳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내 공간 같다”는 소감도 나온다.
현장 관계자들은 ‘시니어 세대의 체력 증진’에서 더 나아가 “지역사회 연결과 자존감 회복”의 효과를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노년기 운동의 본질이 단순 근력 향상을 넘어 “일상에서 소외감을 해소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회적 장치로 기능한다”고 읽는다. 동작구청장 박일하도 “맞춤형 생활체육 정책이 노후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운동할 곳이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이젠 매일 친구 만나듯 간다”, “서로 운동법도 알려주고, 마음도 편하다”는 이야기가 SNS와 주민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가족들도 “집에만 계시지 말고, 꼭 나가보시라”며 권하는 분위기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에서, 어르신 전용 헬스장은 단지 체육 시설을 넘어 세대의 건강한 변화를 전하는 새로운 동네 풍경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