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 투런포 폭발”…안현민, 한 달 덜 뛰고 WAR 2위→신인상 질주
시즌 초부터 한 명의 젊은 타자가 조용히 리그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묵직한 타구가 하늘을 가르고, 구장에 번지는 환호 사이로 안현민은 또 하나의 대형 기록을 쌓아 올린다. 자신만의 느긋한 리듬으로 타석에 오르는 순간마다 팬들은 숨을 죽이며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안현민은 시즌 13호 투런 홈런을 터뜨리는 활약을 보였다. 5회초,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삼성 이승민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타구는 외야 2층 관중석을 직격했다. 비거리 130미터, 거침없는 아치였다.

안현민의 피지컬과 파워는 리그 상위권을 자랑한다. 벤치프레스, 스쾃, 데드리프트 등 웨이트 트레이닝 3대 중량이 640kg에 달하고, 타격 기술 또한 정밀하게 완성됐다. 올 시즌 평균 홈런 비거리는 130미터로 리그 1위, 최장 145미터, 최단 거리 120미터의 기록이 말해준다.
그의 타격 정확성도 눈에 띈다. 174타석에서 타율 0.349, 출루율 0.431, 장타율 0.697로 OPS 1.128을 자랑한다. 아직 규정 타석에 미달됐지만, 타율만 놓고 따지면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가장 의미 있는 숫자는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에서 드러난다. 5월 초 1군 무대에 본격 진입, 한 달가량 경기를 덜 뛰었음에도 스포츠투아이 기준 3.61을 기록하며 야수 부문 2위에 올랐다. 1위는 문보경(LG·3.70), 3위는 오스틴 딘(LG·3.02)으로, 두드러지는 성장 곡선이 돋보인다.
안현민은 6월 들어 12경기에서 타율 0.409, 홈런 4개·도루 2개로 상승세를 그렸다. 견제와 중압감 속에서도 힘과 정확성을 아우르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공고히 하고 있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음에도 아쿠냐 주니어를 연상케 하는 기민함까지 더해 팬들의 기대를 배가시켰다.
신인상 경쟁에서는 송승기(LG)가 같은 날 4⅓이닝 5실점으로 흔들리며 격차가 벌어졌다. 두 선수가 모두 한 시즌 완주 경험이 부족한 만큼, 결정적 승부는 여름 무더위 속에서 마침표를 찍게 된다.
이강철 감독은 “신인이라 믿기 힘든 집중력과 폭발력”이라는 평을 전했다. 안현민의 등장은 팀을 넘어 리그 전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kt 역시 이번 승리로 중위권 싸움에 다시 힘을 얻었고, 안현민은 추가 기록 사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간이 쌓이고, 야구장이 햇살 아래 환해질 때 한 명의 신인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다. 기록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결연한 시간의 흔적임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kt wiz는 이번 주말 SSG 랜더스와 3연전을 치르게 된다. 신인왕을 향한 안현민의 여정은 이제 새로운 무대로 옮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