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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예술고교생 마지막 메시지 삭제”…경찰·교육청, 감춰진 경위 추적→의문 깊어져
사회

“부산 예술고교생 마지막 메시지 삭제”…경찰·교육청, 감춰진 경위 추적→의문 깊어져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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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여고생 3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들이 숨지기 직전 가족들에게 남겼다는 문자메시지와 대화 기록이 휴대전화에서 모두 삭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의 진상이 더욱 베일에 싸이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21일 자정 무렵, 가족들에게 ‘엄마 사랑해’라는 작별 인사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로 이 내용은 휴대전화에서는 확인되지 않았고, 카카오톡 등 주요 대화 내역마저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

 

학부모 대표로 나선 이 씨는 “자필 유서를 남기고도 휴대전화 기록을 삭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며, “혹시라도 무언가를 감추려고 한 정황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학생들은 숨지기 전날인 20일 오후, 한 강사와 상담을 마친 후 교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하교하는 모습이 친구들에게 목격됐다. 늦은 밤 그들은 귀가했으나, 다음 날 새벽 부산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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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구조 또한 주목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실기 강사 14명 중 11명이 이번 학기 들어 교체됐으며, 2학년 전체 수업을 한 강사가 전담하는 등 기존과는 이례적인 구조가 있었다고 제기했다. 이에 약 20명의 학부모들이 오늘 부산시의회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사건 전말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교육 당국의 대응도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내일부터 15명 내외의 특별감시반을 구성해 숨진 학생들이 다녔던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학교 운영과 교육환경 전반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예고돼,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수사기관과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 전후로 이뤄진 행적, 메시지 삭제의 경위, 교내 환경의 특이점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이번 사건이 드러내는 학교 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대응 시스템의 허점을 사회가 함께 짚어봐야 할 때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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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고교생#부산시교육청#휴대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