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어깨 고통에 멈춘 질주”…김혜성, 다저스 10일 IL→회복 속도 촉각
밤하늘을 가르는 조명 아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벤치에는 묵직한 정적이 흘렀다. 김혜성이 어깨를 여러 차례 만지던 순간, 팬들과 동료 선수들 모두 숨을 고르며 그라운드의 긴장감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시즌 내내 내야와 외야를 넘나들며 감동적인 활약을 펼치던 김혜성에게도, 왼쪽 어깨의 통증은 쉽게 이겨낼 수 없는 시련이었다.
3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 직전, 다저스 구단은 김혜성이 왼쪽 어깨 점액낭염 진단을 받고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혜성은 현재까지 메이저리그 58경기에서 타율 0.304(138타수 42안타), 2홈런, 15타점, 17득점, 12도루의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점액낭은 어깨뼈와 힘줄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 기능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염증이 생기면 통증과 함께 팔의 움직임 자체가 제한되는 만큼, 스윙과 수비 모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은 버티는 힘이 강한 선수고, 부상 사실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방망이를 쥐는 모습만 봐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시즌 초 스윙 교정 차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전을 맞았으나, 5월 빅리그에 합류한 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다저스에 큰 힘을 실어줬다. 좌우 타석 모두 폭넓게 소화하며 연이은 멀티히트 경기와 빠른 주루로 존재감을 빛낸 바 있다.
김혜성이 비운 내야엔 팀 내 유망주 순위 3위에 오른 알렉스 프리랜드가 콜업됐다. 프리랜드는 이번에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해, 젊은 기세로 새로운 장을 열 준비를 마쳤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회복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단 의료진은 부상이 비교적 경미한 만큼, 컨디션만 회복된다면 2주 이내 복귀도 가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혜성 역시 팀과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조속한 쾌유를 위해 재활에 전념할 계획이다.
무대에 선 고요, 뜨거운 희망, 말을 아끼는 동료들의 믿음. 김혜성의 그라운드는 비워졌지만, 팬들은 다시 그가 뛰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다저스의 진심 어린 응원 속에서 그가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는 날, 새로운 이야기는 또다시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