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맞대결의 설렘”…류현진·김광현, 대전 선발 격돌→KBO 빅매치 예고
비 내리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 특별한 긴장과 설렘이 감돌았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류현진과 김광현이 마침내 정규시즌 선발 맞대결로 격돌하면서, 수많은 야구팬들이 역사의 한 장면을 함께하기 위해 숨죽여 기다렸다. 양 팀 팬들은 좌완 에이스를 향한 오래된 기대와 존경을 담아 목소리를 높였다.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시즌 맞대결에서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SG)은 처음으로 정규시즌 동반 선발 등판에 나선다. 한화 김경문 감독과 SSG 이숭용 감독이 모두 선발 로테이션을 원칙대로 운영한 결과, 두 전설의 맞붙는 장면이 성사됐다. 류현진은 2006년, 김광현은 2007년 KBO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팬들의 오랜 기대와 달리 공식 정규시즌에서 선발로 맞서는 장면은 20년 가까이 불발되고 말았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각각 강속구를 앞세웠던 젊은 시절을 지나, 지금은 정교한 변화구와 노련한 완급조절로 마운드를 이끌며 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투수 교체가 잦아진 현대야구에서도 이들은 한 경기 효율적 투구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 외적인 의미도 각별하다. 팬들은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과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의 전설적 좌완 맞대결 이후 가장 상징적인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의 첫 선발 맞대결은 2010년 5월 대전경기에서 한 차례 예고됐지만, 비로 인해 무산됐다. 미뤄진 인연은 해외 무대를 거쳐, 국내 복귀 후에도 오랫동안 성사되지 않았다. 각자의 커리어와 야구 인생이 교차된 오늘, 류현진과 김광현은 새로운 야구 역사의 페이지를 함께 연다.
최근엔 투구 스타일 변화가 두드러진다. 150㎞대 강속구에서 현재는 130㎞대 변화구와 끈질긴 제구력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두 에이스의 대결은 관중들에게 또 다른 흥미를 선사한다. 한화와 SSG 모두 이번 경기로 시즌 분위기를 뒤집을 전환점을 맞을 수 있어 단순한 스타투수 쇼다운 이상의 무게가 실린다. 팬들 역시 MZ세대부터 베테랑 야구팬까지 모두 이번 대전을 색다른 감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은 “상대 투수가 누구든 내가 할 일은 같다”라고 밝혔고, 김광현 역시 “이젠 여유가 생겼다”라며 담담한 각오를 내보였다. 기록적 의미와 동시에 두 선수의 성장과 변화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이날 경기는 야구사에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남을 전망이다.
시간 가득 쌓인 두 좌완의 발자국, 그 위에 놓일 오늘의 경기가 남길 울림은 무엇일까. 역사를 쓰는 현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6월 26일 KBO리그의 빅매치를 지켜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