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에너지 수입 전면 중단”…중국, 무역협상 앞두고 공급원 전환에 시선 집중
현지시각 29일, 중국(China)의 6월 미국(USA)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석탄 등 주요 에너지 자원 수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관세 인상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양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자원시장과 투자자들에게도 실질적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공급원 다변화 전략과 미중 무역협상에서의 에너지·농산물 쟁점이 다시 한번 부각되는 상황이다.
관찰자망,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각 매체는 중국이 2월 기준 미국산 LNG 수입이 6만5,750t까지 급감한 뒤 3~6월엔 수입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전했다. 중국 세관 발표에 따르면 1~5월 미국산 원유 수입 역시 지난해보다 68% 줄어 13만6,400t에 그쳤고, 5월 이후 원유 수입도 사실상 끊겼다. 미국산 점결탄도 1~4월 7만6,200t을 기록한 뒤, 4월 이후 추가 수입이 거의 없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에너지 관세 부담을 피하고, 러시아·카타르·호주 등 새로운 에너지 공급처 확보에 적극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2월 이후 미국산 LNG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석탄과 원유는 각각 15%, 10%로 대폭 인상했다. 인민대 왕이웨이 교수는 “고관세와 환율 변동성 부담이 커지면서 양국 기업들이 에너지 및 원자재 대형 계약에 소극적으로 돌아섰다”며, “결국 일부 품목 수입이 ‘제로(0)’에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외에도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도 큰 폭으로 축소했다. 올 상반기 미국산 옥수수 수입은 78만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이상 급감했고, 소고기 수입도 130만t에 머물며 소폭 줄었다. 현지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곧 열릴 미중 무역협상 3차 고위급 회의에서 중국의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수입 확대가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ING 린 쑹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와 농산물은 표준화 상품이기 때문에 중국이 수입처를 바꾸는 데 큰 제약이 없다”고 진단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올해 들어 중국이 대미 에너지 구매를 실질적으로 중단, 공급원 전환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의 미중 무역 합의 과정에서 에너지 부문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중국의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수입 중단 추세는 원자재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도 “공급처 다변화가 무역 분쟁의 또 다른 변수로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 향후 미중 협상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에너지, 농산물 수입 이슈가 재부각되며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중국의 공급원 다변화 움직임과 무역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