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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전환의 순간”…BIS, 보호주의 확산·달러 약세에 구조 변화 경고
국제

“세계 경제, 전환의 순간”…BIS, 보호주의 확산·달러 약세에 구조 변화 경고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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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9일, 스위스 바젤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은 ‘2025 경제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전환의 순간”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동 보고서는 최근 보호주의 강화와 달러화 약세 현상이 국제 경제 질서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각국 정부와 금융시장에 경고음을 울렸다.

 

현지 시간 기준 29일 BIS 청사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은 “높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커진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USA) 주도의 무역 갈등, 정책 변동성이 오랜 기간 유지된 경제 체제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중앙은행과 정부 정책기관에 대한 시민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BIS는 “글로벌 공급망 분열과 보호무역 기조 확산이 경제·생산성 둔화를 심화시키고, 지정학적 긴장은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IS "세계 경제, 전환의 순간"…올 상반기 달러 10% 하락
BIS "세계 경제, 전환의 순간"…올 상반기 달러 10% 하락

보고서는 세계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 이전보다 약해졌다고 경고했다. 인구 고령화, 기후 변화, 무역 긴장,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복합적 요인들이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등한 인플레이션은 물가에 대한 시장 행태를 변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공부채 증가와 금리 민감도 상승이 각국 정부의 위기 대응과 재정 지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공공부채의 지속적인 증가는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최근의 군사비 확대 역시 부채 증가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 가치가 10% 하락해 1970년대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한 점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은 “최근 몇 달간 미국 국채 등 자산을 보유한 해외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헤징) 활동이 달러 약세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BIS는 “달러화 가치 급락이 곧바로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국부펀드와 중앙은행 등 장기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IS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정부 간 정책 마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특정 시점에서 불가피하게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언급하며, 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변동성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도 이날 BIS 보고서를 집중 조명하며, “달러의 시대가 새로운 변곡점에 접어드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의 보호주의 정책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움직임이 기존 다자무역 질서를 재구축할지 주목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 불안정과 구조 변화 현상이 국제 질서의 장기 변동성을 예고한다고 설명한다. BIS는 투자자와 정책입안자 모두 “장단기 리스크의 복합적 전개에 주목해야 한다”며, 향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번 보고서 발표가 향후 국제 금융 시장 움직임과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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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아구스틴카르스텐스#달러